가르쳐줘! 악역영애 Vol.2

소설 투고 사이트, 만화 편집부, 서점에게 악역영애 붐에 대해 물어보았다

 

코믹 나탈리의 칼럼을 번역한 것입니다. 원문 링크

 

 

"악역영애" 작품의 특징과 매력은 본연재 제1화에 소개한 대로이다. 이야기의 악역으로 환생한 주인공이 처단당할 운명을 회피하기 위해 건투한다는 기본적인 "틀"은 가지고 있으면서 작가별로 개성 넘치는 설정이나 전개, 그리고 "알기 쉬움", "갭", "주인공한테의 호감도"이라는 매력으로 소녀만화계에서 뜨는 장르로 발전했다. 그럼, 실제로 어느정도로 악역영애물이 뜨고 있는 걸까. 악역영애 작품을 둘러싼 소설 투고 사이트, 편집부, 서점 등에게 물어보았다.

 

취재, 글 / 三木美波 헤더 일러스트 / ウエハラ蜂

 

■ 소설가가 되자의 히라이 씨에게 물어보았다

 

악역영애물 특징 중 하나는 소설 투고 사이트에서 나온 작품이 많다는 것. 2020년에 애니메이션화한 악역영애 작품 <오토메 게임의 파멸 플래그밖에 없는 악역영애로 환생해버렸다...> (야마구치 사토루)도 2014년부터 소설 투고 사이트인 소설가가 되자에 연재된 작품이다. 소설가가 되자는 악역영애 작품 붐의 발신원이라고도 할 수 있다. 월간 20억 페이지뷰를 자랑하는 이 사이트를 운영하는 주식회사 히나프로젝트 히라이 씨는 악역영애 작품의 시작을 "아마 2012년부터"라고 말한다.

 

"오토메 게임(여성향 연애 시뮬레이션)의 세계에 들어가서 활약하는 작품은 그 이전부터 조금씩 있었지만 2012년부터 2013년 정도에 악역영애물 특징을 가진 작품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 시대를 연 작품으로는 <악역영애 후궁 이야기> (스즈카제)와 <겸허, 견실을 모토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병아리 케이크)라고 생각합니다" (히라이 씨)

 

<악역영애 후궁 이야기>는 2012년 2월에 소설가가 되자에서 연재 개시. 사람의 마음을 가지고 놀 것 같이 보이는 미모…… 즉 "악역얼굴" 때문에 뭘 하든 오해받는 백작가 영애 디아나를 주인공으로 한 파란만장 후궁 러브코미디 작품이다. "작품의 세계에서 악역영애로 환생"이라는 왕도 스토리와는 다르지만 "주위에서 악역이라고 생각한다"라는 소녀의 이야기고 타이틀에도 "악역영애"가 제대로 들어가 있다. 2013년 8월에 프론티어 웍스의 레이블 아리안 로즈에서 단행본화되어 2019년 12월에 전8권으로 완결. 세이쥬 나츠메구에 의해 코미컬라이즈도 됐다. 히라이 씨에 의하면 소설가가 되자가 파악하고 있는 가운데 최초로 서적화된 악역영애 작품이 <악역영애 후궁 이야기>라고 한다.

 

<악역영애 후궁 이야기> 표지

한편, <겸허, 견실을 모토로 살아가고 있습니다!>는 전생에서 애독하고 있던 소녀만화 <너는 나의 dolce>의 세계에 환생한 악역 아가씨 킷쇼인 레이카의 이야기로, "작품의 세계의 악역으로서 환생한다", "몰락을 회피하기 위해 건투한다"라는 악역영애 작품 왕도 스토리 전개이다. 2013년 7월부터 소설가가 되자에서 투고되어 2017년부터 갱신되고 있지 않지만 299화까지 공개되어 있다.

 

"<겸허, 견실>이 소설가가 되자에서 이용자가 제일 많이 읽은 악역영애 작품이 아닐까 합니다. 오랫동안 합계 랭킹 톱10에 반드시 들어갔던 작품이었습니다 (※2021년 6월 현재는 23위)" (히라이 씨)

 

소설가가 되자에선 "장르별", "종합", "이세계전생/전이" 랭킹이 있어서 일간, 주간, 월간, 분기별, 연간 등 기간을 나눠서 공개되고 있다. 2021년 6월 시점에서 약 88.2만 작품이라는 많은 소설이 투고되어 있는 소설가가 되자에서 랭킹 상위작품이 된다는 것은 작품 페이지에 독자가 유입하고 팬이 늘어나는 것과 연결된다.

 

 "랭킹에 들어가는 건 인기작이 될지 안 될지 나눠지는 척도이기도 합니다. "이세계(연애)" 장르 랭킹은 한때 반 이상이 악역영애 작품이었거나 그 파생 작품이었습니다. 꽤 많은 수의 작품이 랭킹에 들어갔었습니다" (히라이 씨)

 

히라이 씨는 소설가가 되자에서 악역영애물이 인기 있었던 것에 대한 배경을 어떻게 분석하고 있을까.

 

"스토리를 만들기 쉽다고 해야할까요, 다양한 사람이 쓰기 쉬운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이세계전생"물도 그렇습니다만 역시 잘 쓸 수 없다면 투고수도 늘어나지 않아요. 많은 사람이 쓸 수 있으니 많은 작품이 생깁니다. 악역영애물의 무대는 익숙하기도 한 오토메 게임 세계로, 등장인물은 악역영애나 공략대상 남성이라 비교적 틀에 맞춰서 생각하기 쉽지 않을까 합니다. 소설가가 되자에선 독자가 작가가 되는 경우도 많아요. 독자가 작가가 되어 새롭게 쓴 작품에 또 독자가 생기는…… 좋은 순환이 일어납니다. 이건 악역영애나 이세계전생같은 인기 장르의 특징이기도 합니다. 먼저 무엇이든 장르를 개척하는 작품이 나오고, 거기서 순환이 발생해 붐을 낳는 건가 하고 생각하고 있네요" (히라이 씨)

 

■ FLOS COMIC의 편집자들에게 물어보았다

 

악역영애물을 담당하고 있는 편집자는 이 붐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악역영애물은 이세계전생 장르와 친화성이 높아서 "여성향 이세계물"을 테마로한 만화 레이블 카도카와의 FLOS COMIC에서도 많은 악역영애 작품을 다루고 있다. 이 FLOS COMIC에 의해 "악역영애는 혐오 받는 귀족에게 사랑을 한다"를 담당하는 어라이브 편집부의 마츠이 씨, <악역영애 추방 후! 교회개혁 밥으로 느긋하게 수녀 살이하다>을 담당하는 코믹 콘텐츠 편집과 야마카와 씨, <악역영애, 세실리아 실비는 죽고 싶지 않아서 남장하기로 했다.>를 담당하는 WEB&코믹과 이와토 씨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악역영애는 혐오 받는 귀족에게 사랑을 한다> 코믹스 1권 표지

2017년 탄생한 FLOS COMIC에선 "여성이 주인공인 인기 Web발 소설"을 중심으로 코미컬라이즈를 하고 있다. 동 레이블의 책임자 마츠이 씨는 카도카와의 각 매체에서 연재되고 있는 이세계로의 전생, 소환을 소재로 한 소설의 코미컬라이즈 작품을 집결한 사이트인 이세계 코믹을 만든 인물이기도 하다.

 

"이세계 코믹 다음은 소녀만화를 하고 싶다, 판타지물이라면 남녀 상관없이 읽어주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2015년, 2016년경에 <Re:제로부터 시작하는 이세계생활> 등도 물론이고 <방패 용사 성공담>, <팔남이라니 그건 아니지!> 같은 소설가가 되자발 작품의 코미컬라이즈 붐이 생겨서 실제로 판매량도 좋았기에 "이세계 코믹 여성판"도 만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만들어진게 FLOS COMIC입니다." (마츠이 씨)

 

<악역영애 추방 후! 교회개혁 밥으로 느긋하게 수녀 살이하다> 코믹스 1권 표지

FLOS COMIC은 카도카와 사내에서 "프리 레이블"이라고 불리는 레이블. <FLOS COMIC 편집부>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어라이브 편집부, 코믹 콘텐츠 편집과, WEB&코믹과라는 편집부에 소속된 멤버가 FLOS COMIC의 콘셉트의 아래에서 각각 만화를 편집하여 협력하는 페어 등의 방책을 세우고 있다. 단행본 간행수는 레이블이 탄생한 2017년부터 계속 오르고 있다. 2017년엔 6작, 2018년엔 18작, 2019년엔 40작, 2020년엔 79작 단행본을 FLOS COMIC에서 간행했다. 특히 2019년 7월 이후 확연히 간행작이 증가했다고 한다.

 

"79작품이 나왔다는 건 매월 6~7작이 나왔다는 겁니다. 일개 레이블로서 생각해도 꽤 많다고 생각합니다. 전적으로 여성향 이세계물이 늘어났고, 팔리고 있으니까 작품수가 많아졌다고 말해도 되겠죠. 2019년 후반에 간행작이 늘어난 건 2018년 후반 정도부터 많은 연재가 시작했기 때문일 거고요. 처음엔 FLOS COMIC에 참가한 건 세 개의 편집부 정도였습니다만 지금은 열 개의 편집부 정도로 늘어났습니다" (마츠이 씨)

 

FLOS COMIC에서 최초로 연재된 악역영애물 작품은 무엇일까.

 

"<드롭!! ~향기로운 영애 이야기~>, <구석도 좋아요. 상관하지 말아주세요.>입니다. 그 후 <악역영애는 서민에게 시집가고 싶어!!> 등이 시작했어요. 처음엔 악역영애물을 노렸다기보단 여성향 나로우 소설에서 인기 있는 타이틀을 코미컬라이즈하고 싶어서 오퍼를 넣었습니다." (마츠이 씨)

 

야마카와 씨, 이와토 씨는 악역영애 작품의 인기를 의식하게 된 것이 카도카와가 발행한 만화 <악역영애는 이웃나라 왕태자의 사랑을 듬뿍 받는다>가 계기였다고 말한다.

 

"<악역영애는 이웃나라 왕태자의 사랑을 듬뿍 받는다>는 FLOS COMIC이 아니라 B's-LOG COMIC으로부터 나오고 있는 것입니다만 사내에선 화제에 오를 정도로 팔렸습니다. <이웃나라 왕태자>가 화제가 되기 전부터 악역영애물은 기획하고 있었지만 제가 직접 해본 결과도 역시 반향이 있었네요" (야마카와 씨)

 

그렇게 서서히 늘어났던 악역영애 작품의 코미컬라이즈. 카도카와의 ComicWalker에서 공개되고 있는 <이세계 코믹 랭킹 2020 (여성편)>에선 20위 중 7작품의 타이틀에 "악역영애"라는 문자가 들어있다.

 

<악역영애, 세실리아 실비는 죽고싶지 않으니 남장하는 것으로 했다> 코믹스 1권

"어느 순간부터……라고 명확하게 말할 수는 없지만 "악역영애"가 붙은 작품이 매우 많이 팔리게 되었습니다. 타이틀에 "악역영애"가 들어간다면 대개 독자 비율이 높습니다." (이와토 씨)

""악역영애"가 붙어있다면 전자서점의 판매량이 폭발한다는 인상이 있습니다. 원래부터 FLOS COMIC의 독자 분들은 사이트 내를 꽤 순회한다는…… 즉 FLOS COMIC의 작품을 꽤 읽어주신다는 데이터가 있어서 사이트 내 작품의 판매량도 그에 가까울 때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악역영애 작품이 많아진 2019년 경부터 악역영애 작품은 월등하게 매출이 오르고 있습니다" (마츠이 씨)

 

악역영애 작품 편집담당인 세 명은 악역영애가 인기가 생긴 배경을 이렇게 분석한다.

 

"악역영애물은 처음엔 배드엔딩을 회피하기 위한 이야기라는 목적을 확실히 제시하고 있기 때문에 안심하며 읽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거기다 아무 노력도 하지 않았는데 역하렘 상태가 되는 것이 아니라 처음엔 모두에게 미움 받았는데도 불구하고 노력해서 상황을 개선한다는 전개가 현재 여성독자들에게 공감받기 쉬운 걸지도 모릅니다" (이와토 씨)

"악역영애라지만 사실 악역이 아니라 학대 받았던 상태에서 시작하는 신데렐라 스토리입니다. 그래서 사실 악역영애물은 연애 스토리로서는 꽤 왕도 전개입니다. 이런 부분도 안심감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마츠이 씨)

"처음엔 "이야기의 악역"이니까 사실 착하고 좋은 아이였다는 캐릭터로 갭을 보여주기 쉽다는 특징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거기다 악역영애 작품을 읽는 사람은 기본적인 설정을 알고 있는 경우가 많아서 도입부에서 과도학 설명하지 않아도 읽기 쉬운 걸로 연결되어 팬에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야마카와 씨)

 

■ 세이푸도 서점의 쿠보 씨에게 물어보았다

 

(전략)

 

"세이푸도 서점은 30대 후반부터의 남성 손님이 맣습니다. 그래서 보통 소녀만화는 전혀 안 팔리지만, 악역영애물은 꽤 매상이 좋습니다. 남성도 읽을 수 있는 악역영애 만화와 소설을 중심으로 페어를 해보자고 생각해봤습니다" (쿠보 씨)

 

실제로 세이푸도 서점에서 악역영애 작품을 구입하고 있는 건 남성 손님일걸까.

 

"원래부터 여성향 이세계 전생물이 자주 팔리는 서점입니다만, 악역영애 페어에서 남성 손님이 잘 사주셔서 페어의 성적도 좋았습니다. <악역영애따위 되지 않습니다. 저는 "평범한" 공작 영애입니다!>가 제일 많이 팔렸다고 생각합니다. 여성 손님한테도 "악역영애로 둘러싸여서 기쁘다"라는 목소리가 있었고요. (악역영애물은) 여러 레이블에서 나오고 있어서 장르 자체를 정리한 서점은 적을지도 모릅니다. 페어로서 같이 놓는 것으로 악역영애물을 읽고 싶다는 니즈에 반응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쿠보 씨)

 

악역영애 작품을 남성이 읽는다는 목소리는 전칭 어라이브 편집부 마츠이 씨도 이야기한 바 있다.

 

"이세계 코믹은 남녀성비가 7대3이었습니다만 FLOS COMIC에선 대략 3대7. 3할이 남성입니다" (마츠이 씨)

 

실제로 남성만화지 아워즈GH (소년만보사) 에서도 <악역영애 환생 아저씨>가 연재중이다.이 작품은 52세 공무원 톤다하야시 켄자부로가 오토메 게임 세계 악역영애 그레이스로 환생하는 것부터 시작하는 오리지널 악역영애 작품으로, 우에야마 미치로가 자신의 SNS에 투고해 약 16만 좋아요와 인기를 얻은 것부터 시작해 연재화에 다다른 작품이다. <다음에 올 만화 대상 2020>에선 코믹스 부부 4위에 랭크인되어 있다. 여성 뿐만 아니라 남성에게도 악역영애 작품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겠다.

 

"쓰기(그리기) 쉬운 틀"을 가지면서 왕도 전개도 개성이 빛나는 독특한 전개도 할 수 있는 악역영애물. 많은 작가와 독자에 의해 많은 웹소설이 투고되어 그것이 단행본화되어 코미컬라이즈되고 또 많은 독자들을 낳은 인기 장르로 발전했다. 이후에도 많은 작품이 나와 우리들을 즐겁게 해줄 것이다.

 

 

번역 후 잡설.

웬 아저씨가 악역영애로 환생하는 내용은 저거 말고도 몇 개 더 있는 걸로 아는데 처음엔 장르 존중이 부족하다는 생각에 불쾌했으나 애초에 남성 타겟으로 만들어진 악역영애물이면 상관 없나 싶기도 하다... "남성이 읽어도 재밌는 소녀만화" 같은 말 매우 싫어하는데, 우리나라에서 여자 주인공 소설이면 무조건 안 보는 일부 남성들을 생각하니 차라리 이게 낫다 싶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