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본 링크. 단행본 4권에 해당되는 스포일러 컷 포함.



<내세에는 남남이 좋겠어> ©코니시 아스카/강담사



스릴과 웃음, 양쪽을 포함한 연애만화



──코니시 선생님이 만화가가 된 계기를 알려주세요.

처음은 만화가 아니라 개인 사이트에서 소설을 계속 쓰고 있었어요. 그림을 그리는 데 저항은 없었지만, 만화가가 되자고 생각한 적은 없었습니다.

2015년 보다 좀 더 전에, 소설 뿐만 아니라 만화도 그려볼까라는 생각에 취미로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웹에 올리니 반향이 커서 그것이 상업지 데뷔 계기도 되었네요.


──만화를 그리기 시작해서 얼마 되지 않아 데뷔라니... 천재감이 느껴진다고 할까, 지금까지 별로 들어본 적 없는 패턴이네요.

최근엔 트위터에서 시작한 만화 등으로 데뷔하는 분들도 꽤 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원래 소설, 특히 논픽션 노벨을 읽는 걸 좋아해서. <내세에는 남남이 좋겠어>의 아이디어도 소설에서 얻었습니다. 빈곤 문제나 지하 아이돌을 다룬 것 등, 폭넓게 논픽션 노벨을 읽어가는 도중에 대부분의 소설에서 야쿠자가 등장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게 재밌어서, 나도 극도(야쿠자)의 세계를 그리고 싶어라고 생각한 게 시작이네요.


──<내세에는 남남이 좋겠어>라는 제목도 눈에 띕니다. 이건 무슨 의미일까요?

소설을 쓸 때 가능한 마음을 사로잡는 제목을 붙이는 것을 의식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마음은 지금 만화를 그릴 때도 살아있다고 느낍니다. 하지만 <내세에는 남남이 좋겠어>에 관해서는, 주인공 요시노와 키리시마가 이어지는 걸 예언하고 있다든가, 마지막에 등장인물 중 누군가가 이 대사를 말하는 건 아닌가라든가, 독자 분들이 제목에서 여러가지를 예상해주고 계십니다만, 현 단계에서는 그런 의미는 포함하고 있지 않습니다. 제목과 그림 때문에 시리어스한 전개를 상상하는 분도 계십니다. 하지만 <내세에는 남남이 좋겠어>는 연애만화적인 두근거림이나 야쿠자 만화적인 스릴과 함께 웃을 수 있는 만화이기도 합니다.


──"연애만화", "웃을 수 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만, 러브코미디하고는 조금 의미가 다르네요. 요시노와 키리시마는 둘 다 야쿠자 가족이 있는 혼약관계. 제1화에서 키리시마가 요시노를 좋아하게 돼서, 그 후 점점 요시노도 키리시마가 신경쓰이기 시작한다고 생각했지만...

요시노는 현시점에선 키리시마를 이성으로서 의식할 생각이 없어보이네요(웃음). 키리시마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남자입니다.



요시노는 처음엔 경찰관 딸로 할 생각이었습니다만, 그렇게 하면 요시노가 키리시마를 갱생시키는 이야기가 될 것 같았기 때문에 그만뒀습니다. 키리시마는 수수께끼를 가진채로 날뛰어 줬으면 해서. 연재를 시작하니 만화에 익숙한 독자 분들이나 선배 만화가들에게 키리시마에 대해 칭찬 받을 기회가 생겨서 의외였네요.


주인공 둘 다음에 오는 메인 캐릭터로, 요시노와 피가 이어지지 않은 가족 쇼마도 2권부터 등장합니다. 그는 여성 독자들 취향일거라고 예상하고 있었습니다만, 실제로 독자 분들에게 "요시노의 상대역이 쇼마로 바뀌었음 좋겠다"라는 요청을 받을 정도로 인기가 생겼습니다. 하지만 키리시마 이상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인기가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네요.


──쇼마는 불량 소년입니다만, 요시노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죠. 그 이유는 코니시 씨의 상업지 데뷔작 <두 사람은 밑바닥>에서 밝혀졌습니다.

<두 사람은 밑바닥>은 <내세에는 남남이 좋겠어>의 스핀오프같은 스토리로 중학생 시절 요시노와 쇼마의 만남이 그려졌습니다. 아이디어는 <내세에는 남남이 좋겠어>가 먼저였습니다만, 편집자에게 단편 연재 의뢰를 받았을 때, 1화로는 요시노와 키리시마의 이야기는 그리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거기서 요시노와 쇼마를 주인공으로 한 <두 사람은 밑바닥>을 그렸습니다.


 연애요소에 활기를 불어넣는 "지옥의 삼각관계"


──<내세에는 남남이 좋겠어>에서 쇼마가 등장한 후, 키리시마·요시노·쇼마 삼각관계가 시작되었네요.

이 삼각관계는 연애요소를 북돋우는 양념입니다. 하지만 따뜻한 느낌의 관계성은 아니네요. 키리시마와 쇼마는 만날 때마다 불꽃을 튀기며 노려보고, 언제든지 살육전이 되어도 이상하지 않은 상태. 그 무서움이 설득력을 가지도록 의식해서 그리고 있습니다.


──키리시마는 물론, 요시노도 성실하게 보여선 광기를 느낄 때가 있으므로, 둘과 비교하면 쇼마는 정상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그도 요시노 관련이면 냉정함을 잃게 되네요. 이 세 명은 어떻게 만드셨나요?

이 세 명과 요시노의 할아버지 렌지는 모델이 있습니다. 키리시마의 모델은 여성에게 휘둘리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고(웃음). 용모도 가능한 그 사람을 닮게 했습니다. 눈의 색소가 옅은 것도 그렇군요. 또, 만화를 그리는 도중 야쿠자에 대해 잘 아는 작가 분에게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생겼습니다. 그날엔 카부키쵸 중심에 있는 호텔에서 묵었습니다만, 작가 분에게 들은 이야기를 돌이켜보면서 창문으로 마을의 모습을 보고 있으니, 문득 "키리시마가 사는 마을은 바로 여기구나"라고 느꼈습니다. 

어두운 세계에서 사는 사람들에게 카부키쵸는 분명 편안한 마을. 카부키쵸를 배경으로 키리시마의 윤곽이 확실히 잡혔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쇼마와 요시노의 모델은 어떤 사람인가요?

쇼마의 모델은 무뚝뚝하고 불량하지만 왜인지 귀여움 받는 사람, 요시노의 모델은 자신만의 룰이 있어서 그것을 절대로 굽히지 않는 사람입니다. 요시노의 모델인 여성은 "이런 삶, 산다고?"라며 놀란 적이 많았네요.




──요시노가 남녀불문 독자에게 호감을 사고 있는 것도, 그녀가 누군가에게 어리광을 부리지 않는 캐릭터라서 그런가라고 느낍니다.

그렇네요. 하지만 요시노도 완벽하진 않으므로, 예상에서 벗어난 상황에 직면할 때도 있습니다. 앞으로 요시노는 인간적으로 변화할지도 모릅니다. 또 키리시마와 쇼마 뿐만 아니라 <내세에는 남남이 좋겠어>에선 요시노를 중심으로 여러 "두 사람의 세계"가 존재합니다. 그녀를 다른 캐릭터로 치환한다면 성립하지 않는 세계를 의식해서 그리고 있습니다.


 매회 파워 워드를 반드시 넣는다


──코니시 씨가 <내세에는 남남이 좋겠어> 중에서 마음에 드는 장면을 하나 고른다면 무엇인가요?

3권에서 요시노의 사촌, 츠바키가 등장합니다. 그녀는 요시노와 키리시마와 만나 세 명이서 시간을 보내면서 어떤 것을 깨닫습니다.



이야기의 후반에서 츠바키가 깨달은 것을 키리시마에게 말하는 장면은 특히 마음에 들었네요. 츠바키의 대사 다음 다시 한 번 세 명의 대화를 읽는다면 재미있을 거예요.


──그 세 명의 대화는 처음부터 위화감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왠지 말로는 표현할 수 없어 답답했습니다만, 츠바키의 대사로 번뜩 깨달았습니다.

그 에피소드 뿐만 아니라, 파워워드는 매회 넣으려고 하고 있습니다. "매회 읽은 다음, 자기 전에 대사를 생각하게 된다"라고 담당 편집자가 그랬어요(웃음).


──그밖에도 그리는 도중 신경 쓰는 부분은 있나요?

비현실적인 세계관을 중요하게 여기고 싶어서 유행을 느끼게 하는 건 넣지 않으려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SNS가 나온다 하더라도 만화 안에선 "인스타"같은 고유명사는 절대로 쓰지 않습니다.


 좋아하게 되는 캐릭터를 반드시 발견하게 되는 만화


──6월 23일에 드디어 <내세에는 남남이 좋겠어> 4권이 발매됩니다. 어떤 내용인가요?

요시노와 키리시마가 오사카에 가서 어떤 사건에 휘말립니다. 이후 이야기에 깊게 관련되는 중요인물이 등장하고, 키리시마나 요시노 그리고 쇼마도 움직입니다.



──4권은 예상 밖의 전개가 기다리고 있을 것 같네요. 코니시 씨에게 <내세에는 남남이 좋겠어>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인가요?

캐릭터의 개성입니다. "누가 읽어도, 반드시 좋아하는 캐릭터를 발견하게 되는 만화"라고 편집자님이 자주 말합니다.

<내세에는 남남이 좋겠어>는 저에게 첫 장편이기도 합니다. 심심풀이로 가져오게 되는 엔터테인먼트 만화이므로, 편하게 읽어주셨으면 좋겠네요.



앞으로의 전개에 힌트를 얻은 것 같은 인터뷰.

"원래 요시노를 경찰 딸로 하려고 했는데 키리시마 갱생 이야기가 될 것 같아서 말았다"... 는, 키리시마는 그 쓰레기같은 캐릭터성 그대로 끝까지 간다는 건가? 라고 생각하게 만들고, "내세남남은 두 사람이 이어지는 걸 예언하는 제목은 아님"이라고 하시는 걸 보니 두 사람 모두, 아니면 둘 중 한 명이 파멸하는 전개인가? 싶기도 하다. 


요즘 강담사에서 운영하는 코믹 데이즈라는 사이트를 통해 월정액으로 애프터눈을 매달 보고 있다. 강담사에서 보는 잡지가 두 권 이상 된다면 코믹 데이즈 월정액 끊는 게 이득임. 


6월 말에 발매되는 4권은 5월까지의 연재분을 수록했을 것 같고, 휴재를 하지 않는다면 이번 달부터는 5권 분량 연재 시작. 이 만화에 대해 이런저런 할 말은 많은데 기회가 된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