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에 숨겨진 베리테 (薔薇に隠されしヴェリ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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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략 순서 : 루이 16세 → 페르젠 → 라파예트 → 로베스피에르 → 당통 → 히든 캐릭터

※ 플래티넘 트로피 획득



* 네타주의


* 정해진 양식으로 쓰는 오토메 게임 감상은 정말 오랜만입니다(...) 한동안 오토메 게임은 조금 끄적이기만 하고 제대로 못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이러려고 게임 샀나 자괴감이 들고... 대신 16년엔 열심히 RPG 게임을 했으니 그걸로 됐어(...) 올해는 오토메 게임에 더 많은 시간투자를 하고 만화도 많이 읽고 싶지만 과연...-투 비 컨티뉴-


* 2016년 9월에 PS Vita 전용 소프트로 발매된 이치칼럼사의 신작입니다. 정확히는 이치칼럼이 개발, 오토메이트가 제공. 9월에 발매했는데 해가 지나고 나서야 플래티넘 트로피를 획득한 저 자신에게 또 자괴감이 들고...(2) 


* 4개월 정도 질질 끈 게임이니만큼 이 게임에 대한 생각도 나름 뚜렷하게 가지고 있는 편인데, 장점과 단점이 분명 공존하는데 그게 서로 모호하다는 점이네요. 제가 생각하는 단점이 누구에게는 장점으로 다가올 수 있고 그 반대도 해당된다는 의미입니다. 한 마디로 취향을 많이 타는 게임. 이건 어느 게임에나 해당되는 진리이기는 한데 제가 단점으로 생각하는 부분이 제작진 딴에는 매우 공들여 만든 거라는 생각도 하게 되어 더 그런 것 같네요. 그래서 이 포스팅은 장단점만 쓰는 걸로...(?


좋았던 점


* 프랑스 혁명 시기를 충실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각색이 어느정도 이루어지긴 했지만 대체로 사실적입니다. 각색이라 하면 등장인물의 나이, 연애하는데 좀 곤란한 역사적 사실은 뺀 것(ex: 당통의 문란함(...), 루이와 앙투아네트의 자식들, 앙투아네트를 너무 인간 이하로 만들어버림(...) 등), 결말, 실제로 일어났던 사건에 판타지를 끼얹음(ex: 목걸이 사건) 정도... 마리 앙투아네트가 프랑스로 가는 과정부터 시작해서 테르미도르 반동까지 다루고 있는데, 그만큼 시나리오가 정말 긴 편입니다. 공통 루트도 길고, 개별 루트도 긴데 라이터가 주요사건 하나도 빼먹을 수 없어! 라고 말하며 우겨넣은 듯한 내용도 보입니다. 공략 캐릭터가 총6명인데 여기서 5명이 역사적 인물이니 그만큼 신경 쓴 게 보여 좋았어요.


* 주인공과 공략 캐릭터의 감정선이 대체로 이해갔던 점. 서로 어떻게 호감을 가지고 좋아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과정이 한 두명 정도만 빼고 납득 가는 편이라 좋았습니다. 게임 자체가 매우 긴 호흡으로 이루어져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발전된 관계도 좋았고요. (하지만 4년이 넘어갈 때는 조금 뜬금없는 면이 없잖아 있었습니다)


■ 별로였던 점


* 시스템의 불편함은 다른 곳에서 너무 많이 말해서 생략하겠습니다... 그정도로 번거로운 시스템이에요. 스킵 느린 거, 귀족/평민 포인트 설정하는 것까진 좋은데 의미가 없어 보였던 거, 맵 이동 불편했던 거 등등.


* 베리테는 팩션 장르입니다. 굳이 역사에 얽매여 사실만을 다룰 필요도 없고, 얼마든지 재해석이 가능하고 플레이하는 사람에게 다양하게 해석할 거리를 던져주기도 합니다. 그리고 저는 이 작품에게 팩트보다는 픽션 요소를 더 기대했습니다^0^ 주인공이 마리 앙투아네트가 아니라 앙투아네트로 변신하는 약을 먹고 왕비 행세하는 여자라고?! 근데 공략 캐릭터에 루이와 페르젠이 있어!? 심지어 그 주인공이 앙투아네트의 시녀다토ㅇ0ㅇ?!?! 신선해! 하면서 게임을 샀습니다.. 


혁명이 일어나기 전에는 앙투아네트와 관련된 에피소드에 연금술이 조합돼 어떻게 재창조될까를 기대했고, 혁명이 일어났을 때에는 주인공 리제가 비록 시대(여자), 신분이라는 벽에 부딪혔다고 해도 판타지 요소로 어느정도는 극의 중심이 되었으면 했던 바람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뒤바리 부인에게 처음으로 말을 걸었던 게 사실 리제였다는 것 정도는 재밌었는데요. 혁명 전후로는 리제의 비중이 거의 없어지네요. 공략 캐릭터들은 혁명에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말려들어가지만 리제는 그 말려들어간 공략 캐릭터들을 뒤에서 걱정하는 역할입니다. 가끔 같이 도주하기도 하지만...


연금술을 이용하면 그에 합당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법칙이 적용된다 한들 이미 픽션을 위해 만든 판타지 요소이기 때문에 현란하게 쓰이길 바랐는데 그 기대가 많이 꺾였습니다. 재구성하는 것보단 사실을 충실히 따라가는 것에 초점을 맞추니 6명 루트 모두 기본 골자는 비슷하죠. 그래서 똑같은 텍스트 스킵이 안 되는 게 더 괴로웠습니다. 마지막엔 엘자나 죠엘, 로제르가 희생을 하는가에 여부에 따라 엔딩이 달라지는데 이것도 개인적으론 성의가 없다고 느꼈습니다. 희생하게 되는 동기가 와닿지 않아요. 이왕 '스페셜' 엔딩인 만큼 신경 써줬으면 좋았을텐데... 아쉬웠습니다.


주인공 리제는 이 역사의 물결에서 속절없이 떠내려가는 캐릭터입니다. 상황이 가만 놔두지도, 그렇다고 신분이, 성별이, 시대가... 리제 주위에는 온통 벽 뿐이죠. 주요 캐릭터처럼 역사에 이름을 남긴 캐릭터도 아니고요. 그 돌파구로 이 작품에선 몸이 바뀌는 약을 사용했지만 공통루트 정도에서만 활약하고 개별 루트에서는 그 부작용이 중심으로 다뤄집니다. 이게 저는 아쉬웠습니다. 리제 자체는 그냥 안타깝고요... 그래도 마지막에 믿고 의지했던 사람과 행복해질 수 있는 엔딩이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긴 했지만.


■ 캐릭터별 짧은 감상


편하게 반말로 ^0^



루이 16세 (CV. 시라이 유스케)


무능한 왕. 의욕 없는 표정이 디폴트. 그냥 이것저것 하려고는 했는데 다 뜻대로 되지 않아 좌절하는 모습이 대부분이었어도 나쁘진 않았을텐데 크게 동요도 없고 자신에게 닥친 일을 의연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이 많아서 잘 와닿지 않았다. 그러면서 로베스피에르한테 국민의회를 만들어 달라고 하거나(?!?!) 군대 동원에 대해서는 쏙 빠지는 모습도 있었어서 앞뒤가 안 맞는 느낌도. 개인적으론 제일 각색이 많이 이루졌다고 느낀 캐릭터.


리제와의 연애에 대해서도, 서로 호감을 품은 이유는 알겠지만 왜그렇게 절절해지는가에 대해서는 다소 뜬금없다고 느꼈다.



페르젠 (CV. 오키츠 카즈유키)


대놓고 챠라계라 기대 안 했는데... 의외로 좋았다. 연애과정도 납득 갔다. 그래서 진 느낌임(?


사랑한다는 말을 하는 걸 부끄러워 하는 모습이나, 4년 후 리제와 재회할 때가 특히 마음에 들었는데 리제와 만나기 전까지 삽질한 게 귀여웠음(...) 리제가 페르젠 죽은 줄 알았다고... 살아있는 거 보고 안심하는 모습도 귀여웠다 껄껄



라파예트 (CV. 토리우미 코스케)


라파예트가 도중 시민 편에 서기 때문에 시녀인 리제와 신념에 대해서 대립이 있었음. 그래서 페르젠 때문에 질투하기도 하고 삽질 삽질 삽질의 연속이다가 다시 돌아오고, 생이별할 뻔하다가 재회하고 메데타시 메데타시. 역사에서도 살아남은 인물이기 때문에 엘자 외 2명(?)이 활약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충실 엔딩이 좀 당황스러움.



로베스피에르 (CV. 스사키 시게유키)



「포기하지 않는다, 도망가지 않는다, 각오를 다진다」


베리테 전체 통틀어서 최애 대사라 올려봄. 리제랑 서로 이 대사를 되풀이하며 다짐하는 게 좋았다. 대사 자체도 로베스피에르 루트를 잘 대변해준다고 생각함..


귀족 루트 3명을 끝내고 처음으로 하는 평민 루트 캐릭터라 기대했는데 만족스러웠다. 공롱 루트부터 로베스피에르가 리제에게 호감이 있는 게 티가 나서(구체적인 이유는 모름) 좋았고 그게 자연스럽게 이어져 개별 루트에서 발전됐다는 느낌이라 연애에 이르기까지 과정도 납득했다. 고백같은 대사를 하고 리제가 놀라면 '라고 하면 믿을 거야?'라고 한다든가 키스할 때는 부딪치기(술박치기) 힘드니까 가만히 있으라는 거 보고 빵 터짐ㅋㅋㅋㅋㅋㅋㅋ 정말 끝까지 로베스피에르다웠다. 



당통 (CV. 우스이 타카야스)


결혼하자봇(??

리제를 좋아하는 마음이 흘러넘쳐서 그런지, 리제와 함께 있고 싶은 마음, 리제를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똘똘 뭉쳐서 결혼하자만 외치고 다닌... 그리고 4년이 지나고.. 이런 느낌..


여러 이유가 있었겠지만 구체적으론 동인도 회사가 청산 될 때 부패를 저질렀다는 혐의로 사형. 이 과정에서 시나리오라이터가 최대한 오토메게 공략 캐릭터라는 입지에서 크게 흔들리지 않게 해주려는 느낌이 들을랑 말랑ㅋㅋㅋㅋ


히든캐 로제르에 대해서는 생략.. (딱히 홈페이지에 트위터 아이콘이 없어서 이미지 찾기 귀찮아서 그런 건 아니다)

히든캐 루트는 정말 덤 루트 그 이상 이하도 아닌 것 같았다..


개인적인 별점은 ★★★☆ 코드리아와 똑같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