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일즈 시리즈는 계속 해보고 싶었는데 드디어 이번 베페로 처음 접하게 되었다. ARPG에 능숙하지 않아서 처음 전투는 쫄았는데 생각보다 할만해서 노말 난이도로 끝까지 클리어. 플레이 타임 80시간 정도. 80시간이나 했는데 아직 야리코미를 제대로 시작조차 안 한 느낌이 들어서 볼륨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 1회차에서 볼 수 있는 서브 이벤트는 대부분 본 것 같음. 개맵이라든가 말만 들어도 짜증나는 건 일단 치워뒀다; 유리 무기는 마장구 무기가 최강이라는데 그건 노가다를 좀 해야할 것 같아서 라스트 펜서 쥐어주고 만족했다. 이거 때문에 남코섬에서 가챠를 엄청 돌렸음....
- 메인 스토리 보는 것보다 새로운 마을 가서 새삥 무기 쥐어준 다음 스킬 배우는 게 더 재밌을 정도로 전반적인 육성 시스템이 재밌었다. 이런 게 테일즈 시리즈 전통이려나? 다음에 하게 될 테일즈도 이런 점에서 기대. 스토리 진행하다가 스킬 변화기 배운다고 몇 시간 동안 한 던전에서 죽치고 있었던 시간이 참 길었다.
- 배도 그렇고 바울(비공정 비슷)도 그렇고 이동수단을 꽤 일찍 얻게 되는 게 긍정적이었다. 비슷한 시스템이 있는 파판 시리즈와 비교하자면 파판(내가 한 넘버링 한정) 이동수단은 일찍 얻어도 후반쯤 가야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었는데 베페는 걷기 힘들다 싶을 때 배 얻고 바닷가를 통해서만 이동하기 힘들다 싶을 때 비공정 비슷한 걸 얻는다. 그래서 낮은 레벨인데 높은 레벨 몬스터 나오는 지역 가서 포풍 레벨업한다든지가 가능했음(...)
- 그리고 제일 중요한 스토리는... 테일즈 최고의 명작으로 베스페리아를 꼽는 분들이 많아서 너무 기대를 한 건지, 아니면 내가 아직 테일즈 초보라 적응을 못해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RPG 특유의 뽕 차는 느낌이 적었다(...) 작품을 관통하는 주제가 뭔지는 알겠는데 그걸 연결하는 서사가 내 기준에 조금 부족했다. 동료를 강조하자니 사실 베페는 개인적인 목적을 가진 이들이 모여서 하나의 파티가 된 거라 그 목적이 우선되는 느낌이어서 JRPG의 나까마 최고!를 느끼기엔 어딘가 부족하고, RPG에 잘 없는 유리로 뭔가 이리저리 시도는 한 느낌이라 괜찮다 싶더니 후반부 전개가 이런 다크히어로스러운 분위기를 아예 삼켜버렸고... 황제 계승 후보 두 명 두고 벌어지는 정치적 문제도 내용이 있는게 아니라 배경만 있을 뿐이라 뭔가 스토리적으로 파고들만한 게 거의 없었다. 그래도 마지막 애니메이션 연출은 작화가 좋아서 뽕차긴 했는데 그거 말곤 기억이 안 나네... 아무튼 스토리는 방대한 야리코미 요소에 비해 아쉬웠다.
좀 더 자세한 스토리 감상은 캐릭터 감상 쓰면서 같이▼ (네타주의)
유리 로웰 (CV. 토리우미 코스케)
어떤 죄를 저질러도 죽이진 않는 궤적 시리즈하다가 이 게임 하니까 신선했다. 주인공이 게임에서 정의하는 '악'을 직접 처단하고 법적인 의미의 죄까지 짊어지는데...하지만 그러다가 중후반부...후반부....가서 -죄가 사라졌습니다- (a.k.a 정령 찾기) 전개에 멍 때림.
아랫마을 코어가 사라져서 그거 찾으러 수도를 떠났는데 어쩌다보니 세계를 구하게된 유리. 확실히 JRPG에서 잘 안 보이는 캐릭터이긴 하다. 사상도, 어느정도의 무술 실력도 갖추어져서 오히려 다른 사람을 성장시키는 캐릭터.
위 스샷처럼 에스텔에게 쉽게 구원의 말을 뱉기도 하는데 그게 꽤 커플링 덕후로서 마음에 들긴 들었는데요... 유리와 에스텔 관계는 딱 거기까지인 듯(-)
그리고 이 전개 말인데....아...ry
서양풍 판타지에 사무라이 할복을 끼얹으면 갑분싸 되는 건 시간문제. 그 할복의 주체가 유리와 길드의 상징이었던 돈이라 브레이브 베스페리아라는 길드의 성장도 그다지 마음에 와닿지 않았다...
전투 성능은... 거의 유리만 쓰면서 플레이했다. 별 건 없고 익숙한 게 제일이라고 처음에 에스텔은 힐 시키느라 조종 안 했고 유리로만 하다보니 끝까지 유리로만 하게 된 케이스. 하지만 굳이 익숙함을 배제하고서라도 강력하다고 생각함. 발컨인데도 콤보 쫙쫙 올라서 자동으로 오버리미트 레벨1, 2 되는 것도 다반사였으니... 특기는 원섬아, 오의는 초중반엔 차파, 중후반부터는 콤보 때문에 조룡연아참, 스킬변화기는 창파추련을 자주 썼던 것 같다. 원섬아와 조룡연아참은 콤보 일등공신.
에스텔 (CV. 나카하라 마이)
크으 핑발 녹안에 신분은 공주에 성우는 나카하라 마이라니 나를 위해 만들어진 캐릭터인 줄 알고 처음에 정말 환호하면서 했다. 거기다 프렌에스라는 떡밥까지 우걱우걱 먹고(여기 관련해선 프렌 쓸 때 말하겠음) 좋은 인상으로 플레이하고 있었는데 음... 뭐랄까 난 사실 에스텔이 황위를 이을 줄 알았다(...) 여행을 하면서 황위 계승 후보라는 자신의 신분을 자각하고 세계를 변화시켜야 함을 깨달으며 수도로 돌아갈 줄 알았는데, 아무래도 정치적인 문제가 얽혀있기 때문일까. 다른 후보 CV가 오가타 메구미라서 그런걸까! 작가 되는 전개라니 이게 무슨 소리요! 아니 에스텔 심성에 작가 어울리긴 하지만!ㅠㅠ
또 에스텔이 납치됐을 때 유능한 힐러라서 다른 캐릭터로 힐 시키기 많이 귀찮았는데, 이 납치 기간이 또 긴 편이라 이렇게 길 필요가 있나 싶었음. 조종 당하는 거나 마찬가지라 에스텔 내면의 성장을 그리지도 않았던 거 같고 이런 전개 필요 있었나 싶음...아, 레이븐을 위해서였던 건가.
전투 성능은 힐량이 아름다운 힐러. 에스텔이 있고 없고가 전투의 난이도를 결정 짓는다고 해도 과언은 아닌 듯. 다른 힐러들도 많지만 힐량과 속도 등 여러가지를 고려해봤을 때 역시 힐러로는 에스텔이 짱이다. 마법도 강력한 게 많아서(하틀리스 서클이랑 홀리랜스라든가) 파티에서 빠질 일 없었음. 납치 당하고 강제로 파티 이탈했을 때 너무 외로웠다ㅠㅠㅠ
에스텔 관련 커플링 제일 메이저는 에스리타 아닌지...? 아니 이거 애초에 공식 아닌지...? 껄껄...
카롤(CV. 와타나베 쿠미코)
왜지... 카롤에 대해 이것저것 이야기하고 싶은데 여장한 모습이라든가 웃긴 옷 입은 모습밖에 생각이 안 나...ry
아 그게 말이죠...위에서 얘기했듯이 브레이브 베스페리아를 이끄는(일단) 인물이고 빙인해에서의 활약도 감동적이긴 했는데 위에서 말했듯이 돈의 최후에서 갑분싸된 바람에 길드와 제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카롤의 이야기엔 집중을 못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카롤의 활심 스탬프는 따뜻했습니다...좋았습니다... 에스텔 없을 때 힐러로서 쏠쏠히 썼던 것 같습니다...
리타 몰디오(CV. 모리나가 리카)
리타 귀엽고 강하고 하고 싶은 거 다 해ㅠㅠㅠㅠㅠㅠ 내 인상엔 그저 짱 쎈 전투요원으로 남아있다... 그만큼 파티의 딜러로서 무진장 활약했던 캐릭터. 마법사 캐릭터를 워낙에 좋아해서 그런가 스킬 변화기도 다 얻어줄려고 애썼다. 덧붙여 오버리미트 때 마법만 쓰게 하면 모든 전투가 빨리 끝난다(...)
그리고 리타는... 에스텔을 좋아하지? 블라스티아 덕후이자 천재 마도사라 주변에서 완전한 이해를 받기 어려웠을 것 같은데 에스텔이 특유의 성격으로 잘 받아주니까 금방 넘어오더라... 에스텔 파트에 올린 스크린샷의 서브 이벤트 좋았음. 유리가 에스텔에게 구원의 말로 성장을 돕는 느낌이라면 리타는 에스텔 옆에서 물질적 지원을 아끼지 않는 느낌.
주디스(CV. 히사카와 아야)
용술사 정체가 밝혀졌을 땐 꽤 놀랐다. 게임하기 전 비주얼만 봤을 땐 평범한 누님 캐릭터였어서 이렇게 가면 씌우고 리타에게 온갖 욕을 먹게 하며() 등장시킬 줄은 몰랐음. 근접 물리 캐릭터로선 쏠쏠하게 파티에 넣은 캐릭터라서 마지막 창 찾아주는 서브퀘스트라든지 관련 퀘스트도 열심히 했다.
브레이브 베스페리아가 결성됐을 때 주디스가 들어가며 베스페리아를 배신하진 않겠다고 했는데 주디스는 자신의 목적을 위해 일단 베스페리아를 한 번 배신하게 된다. 여기서 내가 생각했던 캐릭터랑 조금 달라서 마이너스. 어떤 일이 생기든 자기 할 말은 지키는 멋진 누님 캐릭터이길 바라서 그랬는지도. 사정은 이해하지만 동료들에게 솔직하게 말하지 않았던 것도 아쉬웠고... 물론 이런 게 아니어도 우직하게 정해온 길을 걷는 멋진 캐릭터이긴 하지만.
바울을 정령화 시키고 싶지 않다고 넌지시 이야기할 때 이 게임의 은근한 이중잣대를 느껴버렸네(...) 소수의 희생으로 세계를 구하는 건 잘못됐다고 이야기하면서, 엔텔레케이아의 희생은 아무렇지도 않게 느끼는 캐릭터들이 이질감 들었다. 정령이 되는 걸 진화라고 표현할 수 있다고 해도, 그럼 바울한테 좋은 일인데 쥬디스는 왜 바울이 정령화 되는 걸 꺼려했는가? 생각하면 답이 나온다 싶다.
레이븐(CV. 타케모토 에이지)
레이븐 정체는 레이븐과 대놓고 머리색이 같은 기사양반 실루엣을 넌지시 비춰주길래 + 알렉세이랑 아는 사이인 듯해서 대충 눈치챘는데 사실 죽은 사람이었던데다 인마전쟁의 참전자 등등...의 뒷설정은 예상 못했다.
변태 오지상인데 진지할 땐 진지한 st의 캐릭터 별로 안 좋아해서 레이븐에게도 썩 큰 매력은 못 느꼈는데 오히려 레이븐은 레이븐일 땐 레이븐, 슈반일 땐 슈반 이렇게 선을 딱 긋고 유리 일행이 슈반이 아닌 레이븐을 구한 뒤부턴 슈반의 모습은 거의 버린 듯해서 좀 나았음. 변태 주제에(...) 괜히 멋진 척 했으면 싫었을 거다.
프렌 시포(CV. 미야노 마모루)
그거 아십니까? 저 대사가 중후반부 거의 유일한 프렌에스 떡밥이라는 것을..... 그랬습니다 전 프렌에스 주식을 초반에 사고 장렬하게 망했습니다. 이 둘이 붙는 씬이 초반에만 나올 줄 몰랐죠 정말 몰랐죠...
초반에 에스텔이 프렌한테 전해야할 말이 있다며 프렌 찾으러 다닐 때는 유리에스 쪽이 더 궁금했는데 저 장면 이후로 프렌에스 떡밥만 눈에 불을 켜고 찾는 사람이 됨(...)
프렌이 에스텔한테 정중하게 대할 때마다, 에스텔은 프렌에게 신뢰의 눈빛을 보낼 때마다 정말 좋았는데ㅠㅠㅠㅠㅠ
서로 사상이 다른 바람에 어긋난 둘도 좋았고 이때 붕괴된 다리에서의 연출과 대사도 정말 좋았는데ㅠㅠㅠㅠㅠ
투기장에서 유리랑 만났을 때 했던 대사는 내 프렌에스 떡밥 회로 풀가동 시키는 대사였는데ㅠㅠㅠㅠㅠ
그게 중후반부에서 다 사라지고.... 프렌은 유리랑 사랑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찐인가~
그래도 에스텔이랑 이어온 관계라는 것이 있는데 프렌 두 번째 합류할 때즈음부터 에스텔이랑 붙는 씬 자체가 손에 꼽을 정도로 없다. 한 두 세번? 뿐이다. 이렇게 주식이 망한 적은 없었는데orz. 그렇게 마이너 취향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왜죠...? 왜 안 프렌에스요... 지금은 유리와 프렌의 찐!우정!(L.O.V.E)을 보고 포기했지만 억울한 건 억울하다 분명 초반엔 떡밥 많았다고욧!
패티(CV. 사이토 치와)
저 할아버지가 본인이라는 건 정말 예상도 못했기에 놀랐다; 뒷설정도 나름 있는 모양인데 그 뒷설정을 메인 스토리에 충분히 녹이지 못한 것 같다. PS3판 추가 캐릭터라 들었는데 그래서 그런 건지;
파티 멤버로서는 재밌는 스킬을 많이 가지고 있는 캐릭터. 크리티컬 모멘트 쓰고 두근두근 거리는 마음으로 결과 기다리는 거 재밌었고, 마작같은 다른 스킬도 운 요소가 많이 들어가서 즐거웠다. 딱 추가 캐릭터에 어울리는 느낌?
캐릭터는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운데 갑분아이프리드 때문에 짜식ㅠㅠ;
마지막으로 미모 절정을 찍은 듀크를 올리고 이 글은 마치도록 해야겠다. 유일하게 뽕 찼던 부분이 오른쪽 듀크 나오면서 펼쳐지는 애니메이션 연출이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