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전설 벽의 궤적 Evolution

英雄伝説 碧の軌跡 Evolution


카도카와 게임즈 / 팔콤

플랫폼 PS Vi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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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클리어한 게임이지만 감상은 이제 쓴다...! 캐릭터 감상 위주가 될 것 같습니다.


아무리 넘을 수 없어 보이는 큰 벽이 있다 할지라도, 떡밥이 정말 많았을지라도 현재 팔콤의 작태를 생각해봤을 땐 영-벽 두 타이틀로 대충 마무리라도 한 건 대단해보인다(...)


이런저런 아쉬운 부분은 있어도 영궤에서 궁금했던 큼직큼직한 것들은 다 풀리기 때문에 좋았음. 그리고 모든 시리즈 중 전투 밸런스가 가장 좋았던 시리즈가 아닐까 싶다. 고전했던 전투가 몇 개 있었다.


궤적 시리즈의 문제점이기도 한데, 초반부 진행이 너무 더디다는 것. 벽궤가 이런 게 정말 심했는데 3장까지 풀리는 거 없이 중요한 일 주변에서만 맴도는 것 같아서 심신이 다 지쳤었음... 그만큼 4장 후반부부터는 또 괜찮았고... 이게 섬궤3에서는 어느정도 보완되긴 했는데 섬궤3은...(이하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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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으로 네타주의)

















● 케빈 그라함 (CV. 나카오 료헤이) / 리스 아르젠트 (CV. 쿠와시마 호우코)


정말 반가웠던 두 얼굴! 특히 케빈은 서장부터 등장해서 좋았음ㅋㅋㅋ 리스는 크로스벨의 사정 때문에 특무지원과한테는 정체를 계속 숨기고 있었고, 에리는 리스랑 아는 사이라 대충은 알고 있어도 계속 숨겨주는 게 역시 에리다웠고...



종장에선 메르카바를 이용해 특무지원과에게 지원을 아끼지 않는 케빈! 그리고 외법 사냥꾼이라는 이명에서 천의 수호자라고 변경된 이명으로 성흔포를 전개하는 건 3rd를 플레이한 입장에선 명장면이었고 그 후 추락한 메르카바에서 나와서 리스한테 안겨서 하는 말도 너무 좋았음ㅋㅋㅋㅋ


동료애인지 이성애인지 살짝 아리까리한 두 명의 관계가 좋아서 계속 지켜보고 싶다...



○ 샤리 올란도 (CV. 타케타츠 아야나) / 지그문트 올란도 (CV. 이나다 테츠)


란디와 사촌인 샤리와 지그문트도 벽궤에서 본격적으로 등장함.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캐릭터는 아니다.. 샤리는 고양이 서브퀘에선 귀여웠는데 여캐들 성희롱하는 것도 자꾸 이런 장면 왜 끼워넣는지 모르겠어서 싫었고ㅋㅋㅋ 아르크 앙 시엘에서 깽판 친 건 정말 ^ㅡ^....!!


지그문트는 내가 유일하게 반피만 겨우 깎고 넘어갔던 4장 보스전의 그분... 첫등장 임팩트가 컸음.



● 미레이유 (CV. 나카하라 마이) / 란디 올란도 (CV. 미키 신이치로)


이 커플 지지합니다 근데 사귀는 거야 안 사귀는 거야 빨리 답해달라 ㅠ0ㅠ~~

란디가 저 대사할 때까지만 해도 안 사귀는 것 같았는데ㅋㅋㅋㅋㅋ 그럼 세쿠하라 아닌가 싶고요...


아무튼 미레이유 자기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건 최대한으로 하려고 노력하는 캐릭터라서 좋음. 란디를 심적으로 많이 지지해줬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안타깝게도 미레이유는 서브캐라서ㅠㅠㅠㅠ 거기에 따른 한계가 있었던 것 같음..



그리고 이 장면은... 어쨌든 란디는 아무렇지도 않게 살인을 했던 시절이 있었으니까요. 그게 자신의 친구까지 말려들게 한 후로 생명의 무게를 느끼고 엽병단을 때려치고 특무지원과에 오게 된 거고. 그만큼 죄책감을 가지고 있고...


이걸 로이드는 란디가 자신을 용서하지 못하더라도 우리가 용서해줄게...라는 식으로 다시 란디를 특무지원과에 돌아오게 만드는데, 지금도 이 대사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음ㅋㅋㅋ 란디 RPG 파티 멤버로서는 되게 다루기 어려운 서사를 가지고 있는 캐릭터라고 생각하는데, 이렇게 마무리하는 게 최선인가 싶으면서도...


앞으로 란디가 어떻게 살아갈건지가 이 장면의 결과가 되어줄 수 있지 않을까... 그냥 그렇게 생각하련다.



○ 뮐러 반다르 (CV. 이소베 히로시) / 올리비에 렌하임 (CV. 코야스 타케히토)


비중은 그렇게 높지 않았지만 이 둘도 빼놓을 수 없지 ㅇ>-<!! 벽궤에서 사관학교 아이들 언급이 나와서 정말 반가웠고 서브퀘는 너무 웃겼음ㅋㅋㅋㅋㅋ 보이스가 없었던 게 아쉽다ㅠㅠㅠ



● 클로제 린츠 (CV. 미나구치 유코) / 렉터 아란도르 (CV. 모리타 마사카즈)


클로제도 정말 반가웠고 이 둘을 붙여서 쓴 이유는 바로 ↑저 장면 때문이다ㅠㅠㅠ 깨알같이 좋았던 에피소드였는데... 정말 언젠간 루시와 렉터가 다시 만나는 장면도 보여줬으면 좋겠음


새삼 이렇게 보니 벽궤 렉터는 수수께끼가 많아 보이긴 해서, 사실은 집행자라든가 사도라든가 별 이야기가 다 나왔던 게 납득감ㅋㅋㅋ


○ 디터 크로이스 (CV. 타케모토 에이지)


영궤에서 역설한 '정의'로 특무지원과에게 어떤 목표를 갖게 했던 인물이거늘, 정의를 실현하는 것에 급급해 결국 그 특무지원과에게 논파 당하는 캐릭터. 정말 아이러니하고도...ㅇ<-<


그리고 페이크 보스()에 불과했던지라 딸에게 팽당하기도 한다...


아무도 건드릴 수 없는 독립국이 되기 위해 막대한 힘을 원한 디터는 신기를 이용했지만, 정의는 형태가 없을 수 있다, 정의를 추구하는 것 자체에 가치를 둬야한다는 로이드의 말에 열심히 부정 당하는 디터()


이때 로이드와 에리의 대사가 정말 좋았음.



● 마리아벨 크로이스 (CV. 타나카 리에)


영궤 때부터 부녀 쌍으로 수상하다 하긴 했는데.... 사실상 최종보스는 마리아벨같음ㅋㅋㅋ 그리고 퇴장하는 방식이 제일 마음에 안 들었던 캐릭터. 디터든 이안이든 다 죗값을 치르는 와중에 마리아벨만 사도 부름 받았다고 멋진 척하면서 퇴장하는 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원래 나사 하나 빠진 거 같긴 했는데 마지막까지 크로이스 가문의 숙원을 달성하기 위해 발버둥 치는 모습이라도 보여준다거나... 약간 세일러문의 세일러 갤럭시아 생각도 났는데 갤럭시아 느낌이었으면 훨씬 호감이었을 듯. 아무튼 이 계획에 제일 깊숙이 가담한 인물이면서 내 역할은 이제 끝! 이안 사실 안 죽었음! 아빠 잘 부탁해! 하고 사라지는 게 너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결과적으론 맹탕 느낌이 났음.


에리와의 관계도 애매...하고.... 백합으로 밀고 싶어도 얘가 맹탕이라 그닥()



○ 이안 그림우드 (CV. 후지모토 타카히로)


이안이 가이를 죽인 사람이라는 건, 그리고 흑막일 거라는 건ㅋㅋㅋㅋ 초중반부 디터가 크로스벨 독립 선언하고 헌법 작성 단계에서 이안한테 부탁했다고 할 때 어렴풋이 눈치챘음....


그러다가 로이드가 진범 찾는 서브퀘 할 때 확신했고 ㅋㅋㅋㅠㅠ 개인적으론 이안이 필연적으로 흑막이 될 수밖에 없었다는 이유가 있다라기 보단... 디터->마리아벨->아리오스->키아로 이어지는 통수 전개에 면역이 되지 않을 정도의 놀랄만한 반전 넣으려다가 그게 이안이 된 것 같아서 김이 샜다... 꼭 그랬어야 했나요? 그냥 이웃 아저씨로 남아줄수는 없었던 건가요^^.....


이유랍시고 오래 전부터 크로스벨에서 살았고 가이랑 친분이 있었고... 뒷설정은 나름 있는 편인데 결과적으론 시시했음.


마지막 결말 때문에 그 시시함이 배로 증가했는데... 그렇게 몇 년 동안 치밀하게 계획했으면 끝까지 뜻을 관철시킬 것이지 로이드랑 에리한테 논파 당하고선 바로 그 계획을 포기해버릴 줄은ㅋㅋㅋ 로이드, 에리 대사에 끄덕끄덕하다가 바로 인정하는 이안 보고 너무 당황스러웠다;



● 아리안로드 (CV. 히사카와 아야)


이야기에 직접적으로 개입하진 않았지만 비중 대비 임팩트는 어마무지했던 아리안로드사마~~:D



VS 아리안로드전은 승패 여부가 상관 없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이길려고 아득바득 했고 티오의 S크래프트와 여러 아이템빨로(ㅋㅋㅋㅋ 겨우 이겼다! 어렵다고 일컫는 NPC전이 지그문트, 아리오스, 아리안로드 이 세 명인 것 같은데 개인적인 난이도는 지그문트>아리안로드>>>>>>아리오스였음...


아리안로드가 특무지원과의 길을 막은 건 키아의 부탁(ㅋㅋㅋㅋㅋ때문이라는데 이게 너무 어이가 없었고... 특무지원과를 위해 그 위험한 길을 막으려 세계관 최강 1위, 2위를 다투는 캐릭터한테 부탁ㅋㅋㅋㅋ아 예... 키아에 대해선 좀 더 나중에 이야기하도록 하자..



○ 아리오스 맥클레인 (CV. 모리카와 토시유키)


카시우스와 비슷한 포지션일...줄 알았는데 배신 캐릭터였다. 사실 너무 통수칠 것 같은 얼굴이라+네타를 조금 당해서 예상은 했었다ㅋㅋㅋ


아내 사야를 잃고, 딸 시즈쿠도 시력을 잃은 아리오스는 카시우스와 비슷한 점이 많다. 카시우스도 S급 유격사로 이름을 떨쳤고(아리오스는 A급이긴 하지만 실력은 S급) 아내를 잃고 에스텔만 남아 있었으니까. 다른 점이 있다면 에스텔은 그대로 잘 커줬지만, 시즈쿠는 시력을 잃어서 세상을 보지 못하니... 아리오스는 그런 현실에 좌절을 느끼고 저 대사처럼 기적을 꿈꾼 거 아닐까. 


겉으로 보기엔 제2의 카시우스지만 사실은 배신캐!라는 게 제작진이 노린 건데 그 노림수가 굉장히 마음에 들었음ㅋㅋㅋ



● 노엘 시커 (CV. 아사노 마스미)


노엘 씩씩하고 귀엽습니다. 운전도 잘하고 든든함. 그런데...... 애매하게 로이드에게 플래그를 꽂는 바람에... 제작진 왜이랬어요 ㅠㅠ;



"그 대신, 내가 이긴다면 넌 내가 받아가겠어."


이 장면이 나오기 전에 나는 노엘의 선택이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서 배신의 연속()인 와중에도 노엘에게 계속 눈이 갔었는데, 이 장면 보고 짜식.... 신념을 굽히지 않는 캐릭터 좋아해서 로이드한테 저런 말 듣고 바로 흔들리더니, 전투도 너무 허무했고... 이럴 거면 왜 주인공 일행을 배신했는지 모르겠음ㅠㅠㅠ



○ 리샤 마오 (CV. 사토 리나)



아르크 앙 시엘이 무엇보다 소중한 리샤.

텅 비어있던 리샤가 연극을 사랑하게 되는 과정이 정말 좋았음. 그도 그럴게 영궤에서 NPC 마라톤과 퀘스트를 수행하면 자주 보이는 게 리샤가 연극 연습을 하거나 리샤가 주연인 연극을 관람하는 이벤트들이었으니까.


일리야랑 같이 있는 것도 보기 좋았고...ㅠㅠㅠ 그런 리샤가 샤리 때문에 '인으로서' 복수를 다짐했다가 로이드가 전해준 일리야의 말-너한테 제일 소중한 건 뭐야?-을 듣고 다시 연극을 하고 싶다는 걸 깨닫고 그곳으로 복귀하기 위해 로이드 일행한테 오는 게, 단순히 복수는 나빠! 복수는 아무것도 낳을 수 없어! 이런 클리셰하고는 질이 달라서 만족스러웠다ㅋㅋㅋ


+) 인이 리샤인 거 밝혀지는 첫 번째 캡쳐... 이때 밝혀질 줄은 몰랐기 때문에 깜짝ㅋㅋㅋ 임팩트 있었음 :)



● 키아 (CV. 쿠기미야 리에)


키아.... 키아 자체는 귀엽고, 쿠기밍 목소리 잘 어울리고 연기 잘함. 근데 나한텐 그게 끝이야... 내 취향을 구구절절 이야기하는게 되겠지만 ㅇ>-< 어떤 파티에 어린아이가 들어오고, 그 아이는 파티원들의 모든 사랑을 받고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지만 사실 신비한 힘이 숨겨져 있고 그래서 어쩔 땐 흑막이 되기도 한다는 거....


나 이런 거 별로 안 좋아해서ㅋㅋㅋㅋ 키아에게 일정 이상으로 호감을 가질 수 없었는데... 뭐 영궤 마지막 그림에서도 키아를 강조했듯이 정말 벽궤에서 중요하게 그려지더라.


로이드 일행이 그렇게 단기간에 키아에게 사랑스러움을 느끼고 모든 애정을 몰빵하는 과정도 너무 급하게 이루어진다고 생각했는데 마리아벨이 그거 키아가 인과 조작한거야! 라고 하니까 으잉????? 하게 됐곸ㅋㅋㅋㅋ 개연성 없는 건데 그게 일부러 그랬다고 하면 난 이 유사가족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해.....


로이드는 그래도 상관없다고 했지만 난 좀 상관 있어서 끝까지 키아 관련해서는 몰입을 못했던 게 사실이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아리안로드 보고 로이드 일행 막아달라고 부탁한 것도 조금 실망스러웠고.



○ 와지 헤미스피어 (CV. 미나가와 쥰코)


와지!!! ㅠ0ㅠ 최애다... 수호기사 사랑한다..엉엉

와지가 벽궤 최애로 자리잡게 된 이유는 바로 저 장면 때문인 듯ㅋㅋㅋㅋ 케빈이랑 똑같은 디자인의 옷인데 색만 다른 것도 조직 덕질하기에 너무 좋군요;;; 수호기사 사랑한다(2)...



"후후, 사랑한다고 말해도 과언은 아니지만"


아무렇지도 않게 사랑한다고 말할 때마다 너무 좋곸ㅋㅋㅋㅋ 그나저나 난 벽궤 끝나고 나서도 와지가 사실 여자인 줄 알았다...


그도 그럴게 와지 과거에 나온 와지가 어린 소녀로 보였는걸...ㅠㅠㅠㅠ 성우도 여성우라서 자연스럽게 여자라고 생각했다.. 근데 남자라고 밝혀진 듯? 게임 다 하고 나서야 알았고ㅋㅋㅋ 내 편견이었던 걸로 ^_T



● 티오 플라토 (CV. 미즈하시 카오리)


티오는 여전히 귀여웠습니다...근데 인연 이벤트가 아쉬웠다. 로이드와는 동생과 오빠 관계로 있길 바랐는데 대사가...ㅠㅠㅠ;;;  저 대사 다음엔 "에리상처럼 안는 느낌이 좋지 않은 건 죄송하지만..." 이라고 한 것도 나쁜 의미로 놀라웠음;;; 팔콤이 이런 문제로 비판받는 이유도 알겠더라고..


영궤 때랑 인상이 별로 달라지지 않아서 할 말이 별로 없네 ㅇ>-<



○ 에리 맥도웰 (CV. 엔도 아야)


"그건 더 이상 정치가 아니라 그저 신에게 비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어려운 상황을 타당한 절차와 대화의 과정을 통해 극복하여 모두의 문제로서 해결해나가는.... 그것이 "진정한 의미의 정치"라고 생각합니다"


크으으으... 이 대사 너무 좋았다. 정치가의 밑에서 자라나, 장래 정치가의 꿈을 꾸는 에리가 할 수 있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작중에서 정말 중요한 포지션이라고도 생각하는데, 로이드랑 겹치는 부분이 있어서 그런가 생각보다 주목을 못 받은 것 같다...ㅠㅠㅠㅠ 작중 인기도 그렇고..


그래도 전 좋아합니다ㅠㅠㅠ엔도상 연기도 정말 좋았다.



● 로이드 버닝스 (CV. 카키하라 테츠야)


반신까지 나온 캡처가 이거밖에 없으므로 부득이하게 이걸로.....()



"잘못되었다고 해도, 비극을 낳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하더라도... 그걸 아예 없던 걸로 하는 것은 관련된 사람들의 "존엄"을 해치는 거야. 


로이드 반대편에 서있는 디터나, 마리아벨, 이안이 주장하는 것도 이상론이고, 로이드가 말하는 것도 결과적으론 이상론이다. 서로의 정의(이상)가 부딪치지만 여기서 차이점은 로이드는 인간의 가능성을 믿고 있다는 것이겠지.


이안이나 디터는 인간의 가능성을 무시한채 인간에게 회의를 느꼈고, 그 아리오스조차 나라에 절망하여 이안 편으로 들어갔으니. 하지만 로이드는 꾸준히 인간찬가를 외친다. 우리가 가는 방향이 잘못되었다 하더라도, 이상을 향해가다 어쩔 땐 망설이는 일이 있다 할지라도 그것 자체에 가치를 둬야 결과적으론 나은 방향으로 간다는 것. 잘못을 없었던 걸로 한다면 성장 조차 없다는 것. 


하궤의 주제와 같아서 정말 좋았다. 그 주제를 설파하는 게 에스텔이나 로이드였는데, 에스텔과 로이드의 공통점이라면 상실을 겪어봤다는 거겠지. 에스텔은 어머니와 일찍이 헤어졌고, 로이드는 형과 헤어져 형의 흔적을 더듬다 여기까지 왔으니까.


그렇다고 로이드가 벽을 고난 없이 슥슥 넘어왔던 것도 아니고 가르시아와 탈출하는 내용이 나왔던 단장처럼 포기하기 직전까지도 갔으니까. 그렇게 해서 키아를 되찾고, 크로스벨이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도 막았으니 로이드의 목표는 이룬 셈이다. 물론 크로스벨 독립이 최대의 과제로 남아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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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과를 인위적으로 조작해서 만든 이상적인 세계"의 옳고 그름은 이 게임에선 가이를 등장시켜서 다시 한 번 논한다.



"내가 죽은 후의 시간을, 거기서 힘내왔던 사람들의 노력을 부정하는 것이 돼......"


이미 죽은 사람이 저런 대사를 하는 걸 보니....ㅠㅠㅠㅠㅠ


감상을 쓰며 로이드와 동료들의 궤적을 다시금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는데 아쉬운 점은 있더라도 새삼 좋은 이야기였구나 싶다. 섬궤가 그렇게 된 시점에서(...) 영, 벽 두 타이틀로 정리한 것도 괜찮았고 벽궤는 클라이막스에 어울리게 지그문트나 아리오스도 제대로 전투불능시켰고ㅋㅋㅋ


이제 크로스벨 독립으로 가는 과정만 지켜보면 된다 ^_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