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을 거 다 있는 시스템. 그리고 여기에 추가로 이 작품은 <크로니클>이라는 시스템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 시스템... 게임 난이도를 정말 쉽게 만드는 데 한 몫합니다. 공략을 한 번도 보지 않고 플레이할 수 있을 정도예요.
배드엔딩을 볼지라도 이 크로니클 시스템만 있으면 어느 부분에서 실수해서 배드엔딩을 보게 됐는지 다 알 수 있습니다.
엔딩을 회수할 때도 크로니클에 명시되어 있는 플래그만 회수하고 보고자 하는 엔딩 on을 눌러 쭈욱 플레이하다보면 회수할 수 있습니다.
주회 플레이도 엄청 쉽고, 엔딩 회수도 쉽고, 호감도 체크도 쉽고 그냥 다 쉬워요.
이게 어떻게 보면 (게임이 너무 쉬워서) 단점이 될 수도 있지만, 그렇게 생각하시면 이 시스템을 아예 이용하지 않으면 됩니다. 강요하는 건 아닌....아니긴 한데.... 트로피를 전부 회수하려면 크로니클을 다 모아야 한다는 유일한 단점이… 그러니까 크로니클에 있는 선택지를 다 눌러야 합니다. 게임 안에 있는 선택지를 전부 눌러야 트로피를 전부 모을 수 있다는 소리. 트로피에 연연하지 않으면 이런 단점도 없는 시스템이겠죠.
어쨌든 전 플레이 중에 이 시스템에 도움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좋은 인상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2. 그래픽
스탠딩 CG 바리에이션이 많고, 이벤트 CG도 많은 편이라 좋습니다. 공식 홈페이지에 없는 서브 캐릭터까지 스탠딩을 다 그려서 챙겨줍니다. 공략 캐릭터도 외견에 사소한 변화가 있으면 그것까지 챙겨줍니다.
Shop 시스템이란 게 있어서 엔딩을 보면 마석을 얻는데 그 마석으로 특전까지 챙기면 더 많은 CG를 획득. 이런 부분에선 성의가 보여서 좋습니다.
이벤트 CG는 아쉬운 부분도 있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예쁘다는 인상.
이런 부분에선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하지만...
3. 시나리오
문제는 이거지 ^0^!
왈츠에서 제일 기대한 게 시나리오였는데 그 시나리오가... ㅠㅠ
이 작품의 제목은 【전장의 왈츠】입니다. 캐치프레이즈도 소녀가 연주하는 푸른 왈츠였나 이거 아니었나요?
설마 이렇게까지 제목과 실제 시나리오에서 괴리가 느껴질 줄은…
【전장】
이 작품에서 엄중한 전쟁, 심리묘사를 기대하시면 안 됩니다. 사실 이건 저도 기대를 안 했어요. 시나리오라이터가 발매 전에 이 작품은 전쟁+청춘+학원물이라고 했어가지고(...) 전쟁과 청춘+학원이라니 서로 참 안 어울리는 단어.
그런데 막상 플레이를 해보니 전쟁은 아예 제쳐두고 청춘학원물을 강조했어야 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루트마다 전쟁 또는 전투가 나오긴 합니다. 하지만 정말 가벼워요. 이 전쟁에 뛰어드는 '니르바나'라는 군사학교 학생들의 마음가짐도 가볍고, 공략 캐릭터들과 주인공들의 마음가짐 또한 가볍습니다. (사실 제일 가벼운 건 주인공입니다. 그래서 전체적으로 더 가볍게 느껴지는 걸지도 모릅니다.)
사람을 죽이는 것에 대한 고뇌, 전쟁에서 어떤 마음으로 임할 것인지, 그리고 '나'와 '그'는 여기서 목표가 무엇인지, 어떻게 목표까지 나아갈 것인지, 그리하여 '나'와 '그'는 무엇을 해내는지. 이 과정이 겉핥기식으로 그려진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의 감정 묘사와 갈등 해결과정이 어설프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게임은 무거운 전쟁물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어디까지나 배경이 군사학교인 학원물이라고 보는 게 편해요.
하지만 무겁지 않다고 해서 잘못된 거라고는 할 수 없겠지요. 때로는 가벼울 수도 있는 법이죠. 그래도 이 가벼운 이야기에서 적어도 주인공, 그리고 주인공과 주변 인물의 감정묘사로는 납득을 시켜줘야 하는데 그것도 설득력이 부족하다고 느껴집니다.
공략 캐릭터들은 어쨌든 '무언가(그게 사랑이 됐든, 뭐가 됐든)' 를 이루기는 합니다. 하지만 그 이루는 과정을 보면서 뿌듯한, 대견한 마음이 느껴져야 하는데 그런 건 느껴지지 않고 '아... 그렇구나...' 이런 느낌이 들더라고요.
캐릭터들의 감정을 지문이나 장면으로 묘사해야 하는데 마지막에 와서 대사로 내 마음은 이렇다 저렇다 말하니까요. 너 언제부터 그랬는데? 라고 매 루트를 할 때마다 생각하게 됩니다.
【주인공】
주인공 란은 어떤 계기로 마검을 얻습니다. 하지만 그 마검 때문에 집을 잃고, 부모도 잃고, 모든 것을 다 잃습니다. 그리고 반강제적으로 니르바나에 끌려가 그 곳의 학생이 됩니다. 아직 불안정한 마검, 그리고 불안정한 자기자신, 사라진 자신이 있을 장소. 란은 자신이 있을 장소를 찾기 위해, 마검을 잘 다룰 수 있기 위해 니르바나의 학생으로서 새로운 삶을 살게 됩니다. 그 곳에서 란은 자신과 엮이는 학생들의 비밀, 사정, 그리고 이 세계의 비밀을 알게 되면서 공략 캐릭터와 함께 그것을 해쳐나가는 게 스토리의 주축이에요.
하지만, 공통루트에서 그렇게 언급하는 '마검'의 이야기와, '자신이 있을 장소'에 대한 해답을 찾는 과정. 그게 어떤 루트에서든 완벽하게 그려지지 않습니다. 주인공이 공략 캐릭터의 사랑을 쟁취한다 할지라도 결국 란 스스로가 얻은 건 없습니다(오히려 잃죠.) 공략 캐릭터가 얻는 건 있어요. 란을 얻고, 지위와 새로운 목표를 얻을 때도 있고, 오히려 공략 캐릭터가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는 계기를 갖게 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란은 없습니다. 여기서 정신적으로 제일 불안정해 보이는 건 란인데, 그녀는 공략 캐릭터들의 상처를 돌봐주기만 하고, 목표를 도와주기만 합니다. 마검을 잘 다룰 수 있게 되지도 않고, 니르바나에서 제대로된 성공을 거두지도 않습니다. 공략 캐릭터가 거두죠. 란은 그걸 따라가기만 합니다. 저는 주인공이 제대로 마검을 쓰게 되는 것을 보고 싶었고, 주인공이 정말 성장해서 뭔가를 이루는 걸 보고 싶었는데 그런 의미에서 란은 다소 마음에 와닿지 않는 주인공이었고, 그때문에 시나리오에도 빠져들기가 힘들었습니다.
물론 란의 활약이 아예 없었던 건 아닙니다. 누군가와 싸워서 승리를 하기도 합니다. 공략 캐릭터와 같이 적에게 맞서기도 합니다. 마검을 제대로 사용하기도 하죠. 하지만 이건 란 본인의 힘으로 이루어낸 것이 아닙니다. 모든 루트(빌헬름 루트 제외)에서 내내 잠만 자고 있던 마검의 요정 '빌헬름'이 다소 와닿지 않는 계기로 '버프'를 걸어줘서 승리를 하는 흐름으로 가기 때문이죠. 훈련 장면이 나오긴 하는데 정말 잠깐 언급하고 넘어가는 정도고요. 결국 위에서 말했던 것처럼 란 스스로가 얻은 건 아무것도 없어요. 공략 캐릭터의 사랑 하나 빼고요.
그래서 그 공략 캐릭터와 사랑을 이루는 과정은 마음에 들었냐고 물어보시면 그것도 아닙니다. 앞서 말했듯이 이 작품은 감정 묘사와 갈등 해결과정이 어설픕니다. 란과 공략 캐릭터가 왜 서로를 좋아하게 됐는지 그나마 이해할 수 있었던 게 파슈 루트 뿐. 나머지는 아니었습니다.
【왈츠】
제목에서 언급되는 또 다른 단어. 왈츠(원무곡).
여기서 또 제목과 실제 시나리오에서 괴리를 느낍니다. 저는 전장에서 울려퍼지는 원무곡, 그러니까 주인공 란에게 마력이 있어서 그 힘으로 피리를 불어서 캐릭터들에게 버프를 걸어준다던가 그런 걸 상상했는데 ㅋㅋㅋㅋ 실상은... 뭐 그렇습니다..
PV
OP
위 캡쳐는 PV와 OP에서 나온 란(으로 추정)이 피리를 불고 있는 모습입니다. 저런 모습을 꽤나 비중있게 다루는 것 같아서 전장의 원무곡이란 대체 어떤 의미일까!!! 하면서!!! 정말 기대했는데!!!! 자세한 건 스포일러라 말할 수 없지만 저런 장면이 나오긴 나와요. 나름 어떤 캐릭터 루트에서 중요하게 다뤄지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엄청나게 저 소재가 없으면 안 될 것 같은, '전장의 왈츠 - 왈츠 = 0' 정도는 절대 아닙니다. 딱 하나의 캐릭터 루트에서만 다뤄지기 때문에, 이게 이 작품에서 제일 중요한 소재면 나머지 루트는 허수아비 신세가 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서 말이죠 ^_T... 결론은 전 장대하게 낚였다는 거…
티저 사이트에서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운 '소녀가 연주하는 것은 푸른 왈츠'....는 스토리 자체를 염두에 두고 지은 게 아니라 세계관을 공유한다는 <리본의 기사>를 염두에 두고 지은 것 같습니다. 여기서도 사실 할 말은 많은데, 자세한 건 스포일러라 하나만 이야기하자면 굳이 저 작품과 세계관을 공유할 필요가 있었나 싶습니다. 오히려 사파이어 왕자 팬들이 이 게임을 하면 실망하게 되지 않을까요?
【떡밥】
그렇다고 이런 20% 정도 부족한 시나리오에서 볼만한 곳이 없던 건 아니었습니다. 군데군데 마음에 와닿았던 대사, 장면도 있었고, 나름 괜찮다 싶은 캐릭터도 있고, 루트도 있습니다.
특히 떡밥 회수는 정말 괜찮았습니다. 공통 루트나 다른 루트에서 잠깐 던진 떡밥을 개별 루트나 다른 루트에서 회수합니다. 잠깐 스토리와 크게 관련없는 장면이 나오더라도 그 장면은 다른 루트에서 중요하게 다뤄집니다. 이런 건 좋았던 부분이네요.
하지만... 이런 떡밥 하나하나 말고 그 떡밥을 한 그릇에 모아 하나로 뭉치면서,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확장시키며 더 흥미진진해지는 걸 보고싶었던 저로서는 거기에 대한 과정과 묘사가 하나둘씩 빠져있어서 김이 빠지더라구요. 이러니 저러니해도 아쉬운 시나리오. 단순히 무겁지 않아서…가 아니라 비교적 가볍다고 해도 그 이야기를 어떻게 만들어 나가냐가 중요한데 거기서도 부족했다는 느낌.
4. 기타
음악은 사운드 트랙을 살 정도로 마음에 들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집중을 깨는 브금도 있어서...
트랙 제목은 잘 생각이 안 나는데 싸우기 전에 도입부에서 통통 튀는 음악이 있거든요.. 장면과 잘 안 어울린다는 생각이 ㅠㅠ
매력있는 서브캐가 있긴 합니다. 전 공략캐 서브캐 통틀어서 서브캐인 에리아스가 제일 마음에 듭니다 ^^......
근데 그렇다고 란과 연애를 시키고 싶진 않아. 오히려 키오라가 낫지 않나... 군사학교의 교관과 여왕의 사랑이라니 주종(비스무리 한 거) 좋아하는 저는 참 좋습니다 하하하
5. 캐릭터별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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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라스틴(CV. 카토 카즈키)
시나리오는 둘째치고 성우 분 연기 때문에 처음부터 끝까지 집중하기 힘들었던 루트.
왈츠 성우진 목록을 보면 와카테가 몇 분 계시긴 하지만 베테랑도 계시고, 전문 성우 분들이 대부분인데 거기에서 원래 배우셨던 분이 성우 특유의 발성을 내지 않고 서투른 발성으로 연기를 하시다보니 더 비교가 됩니다.
저는 보통 드씨를 들을 때나 비쥬얼 노벨류 게임을 하면 애니메이션을 볼 때보다 성우 연기에 더 집중하게 됩니다. 그런 와중에 경력이 부족한 배우 분이 성우 연기를 하시니 너무 듣기가 힘들었습니다 ㅠㅠ....
그렇다고 시나리오가 성우의 연기까지 커버해줄 정도로 마음에 들었으면 말을 안 합니다.
사실 공통루트에서 란의 심리묘사가 납득이 안 됐었기 때문에 그대로 개별 루트에 들어왔으니 더 납득이 안 갈 수밖에요.
왜 란이 남장을 하면서까지 의적단에 들어가야 하는지 전혀 설명이 안 됐고, 둘이 사랑을 이루는 과정도 다소 갑작스러웠죠.
이건 다른 루트에서도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문제인데, 둘의 감정이 발달되는 과정을 이야기 전체에 녹여내지 않고 마지막에 가서야 공략 캐릭터가 난 너를 좋아했고 그때 그래서 반했고 그때는 그랬고 그래서 그랬어 어쩌구저쩌구 설명을 해줍니다....
그냥 그 장면에서 감정을 조금이라도 깊게 묘사해줬으면, 알아서 플레이어에게 적립이 됐을텐데 그러지 않은채 와닿지 않은 장면을 줄줄이 말하며 그때 너에게 반했다!!!라고 말하면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그래서 위에 겉핥기식으로 그려진다는 표현을 쓴 겁니다 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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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아벨 (CV. 마에노 토모아키)
한 소년이 왕이 되는 이야기를 이렇게 재미없게 그릴 줄이야...
사실 캐릭터가 취향이 아니라 영혼 없이 진행했던 것 같습니다.
지금 이 캐릭터에 대한 인상은 세계관에서 가장 먼치킨... 정도? 그 빌헬름한테도 이길 정도니까요.
그러고보니 여기였던가. 란이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자를 미워한다고 해도 아버지는 돌아오지 않으니 미워하지 않겠다는 말을 한 루트가ㅋㅋㅋㅋㅋㅋㅋㅋ 그냥 란은 보살이죠. 보살 보살 보살. 이런 보살은 또 처음 봤네. 차라리 아벨이 더 이해가 간다... 난 란의 심리가 전혀 이해가 안 가...
니케 루트하기 전에 시나리오라이터가 밑밥을 깔아둔 것 같기도 하고.. 복수까진 안 하더라도 미워하는 감정이 드는 건 당연한 거 아닐까. 자신에게 들이닥친 모든 상황을 비교적 가볍게 받아들이는 란을 보고 있자니 이런 면도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 당연한 게 너무 싫다. 카타기리 씨가 좀 더 '란'이라는 캐릭터를 정중하게, 현실적으로 묘사해주길 바랐다...
아벨에 대해 이야기를 해야하는데 정작 이야기하고 있는 건 란이네요. 근데 아벨에 대해 할 말이 정말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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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파슈 (CV. 이시카와 카이토)
기대 이상으로 좋았던 루트. 사실 공략 캐릭터 6명 중에서 제일 취향이 아닐 것 같은 캐릭터가 파슈였는데 이게 웬 일... 지금은 좋아요 ><)/ 시나리오가 제일 마음에 들었던 루트라서요.
좋았던 이유는 파슈와 란이 함께 성장을 하는 루트라서. 이 과정이 완벽하게 마음에 들었던 건 아니고 역시 아쉬운 부분이 있긴 했지만 어디까지나 다른 루트들에 비해서니까요. 란이 공략캐를 치유해주기만 하고, 돌봐주기만 했던 다른 루트에 비해 파슈와 같이 정신적으로도 성장하고 '교관'이 될 거라는 꿈을 가지게 되는 것도 좋았습니다. 유일하게 주인공이 마음에 들었던 루트가 아닐지.
그리고 레오니다스 교관의 희생이 돋보였던 루트였는데 막상 그 장면 연출이 좀 별로다보니 ㅜㅜ...
나중에 로무아에게 승리를 거뒀던 파슈도, 란도 무언가에게 버프를 받긴 했지만 극적으로 생각해보면 그럭저럭 괜찮은 거 같고...
(+)
이 루트를 하면서 세계관에 의문이 들었던 점 끄적끄적.
배경이 되는 '니르바나'는 세 개의 국가가 협력해서 세운 초국가적 군사 학교입니다. 아직 학생 입장이지만 웬만한 약소국 출신 군대보다 강력해서 전장에 임하기도 한다고 공식 홈페이지에 쓰여있습니다. 하지만 전장에 참여한다고는 해도 아직 학생은 학생. 배우는 입장이란 말이죠.
근데 이 군사학교를 세운 세 개의 국가의 왕들은 이 니르바나의 재학중인 학생들에게 나라를 걸었습니다(...) 파슈 루트에서 키오라 여왕님이 말합니다, 너희에게 나라를 걸었다고. 사실 여기서부터 세계관에 의문이 듭니다. 국가 세 개가 자신들의 나라를 건 군대가 고작 군사학교 니르바나라니… 그리고 거기에 재학중인 학생들이라니…
지금 재학중인 학생들이 1기는 아니란 말이죠. 나름대로 전통이 있는 군사학교일텐데 여기 교관들은 몇 명 정도만 참전해서 학생들과 같이 싸우는 정도고 '졸업생'들이 이끄는 군대는 나오지 않습니다.
다른 국가가 이끄는 군대들의 묘사가 나오긴 하는데 그들의 활약은 없고 모든 걸 다 해내는 건 결국 니르바나 학생들. 이 학생들만이 나라를 짊어진 것처럼 그려집니다.
군사학교는 필수과정이 아닙니다. 다그로트가 전투국가라서 강제적인 면이 있지만 나머지 두 국가에서 그런 낌새는 느껴지지 않아요. 어쨌든 니르바나 학생들은 타의로 온 게 아닌 자의로 온 거란 말이죠? 그럼 오기 전에 전쟁에 대한 마음가짐이 일반 국민보다는 무거울 겁니다. 근데 막상 니르바나에 왔더니 학생들은 전쟁에 놀러가는 것 같고... 묘사도 가볍고... 칼만 휙휙 휘두르고 주인공의 친구인 유리아나가 처음엔 몰랐는데 막상 전장에 나가보니 전쟁이 이렇게 무서운 것일 줄은... 이런 식으로 말하기는 하지만 서브만 그렇지 다른 캐릭터는 그런 게 없기 때문에, 전장에 나가는 발걸음이 역시 가볍다고 느껴지고. 이런 애들에게 나라를 맡겨도 돼요? 키오라 님? 이런 소리가 절로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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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티팔렛 (CV. 카키하라 테츠야)
1. 티팔렛은 걸어다니는 인형이나 다름 없었습니다. 실재는 다른 곳에 있었기 때문에. 그래서 그는 인간으로 보이지만 인간이 아니었죠. 언젠가 그는 다른 사람들에게서 잊혀질 존재.
2. 실재는 학교 공동지하에 있습니다. 겉보기에는 전장에서 싸우다 죽은 학생들의 명복을 빌어주는 묘지같은 곳으로 보이지만 사실 100년 전 디모스를 봉인했던 곳이었다고 하네요. 봉인한 사람은 바로 티팔렛. 이 과정에서 의사의 노릇을 하고 있는ㅋㅋㅋ 메피스토와 계약.
3. 그런 와중에 란은 사람인 듯 사람이 아닌 티팔렛과 사랑을 싹 틔우기 시작합니다. 다른 여자들은 거들떠도 안 보는 티팔렛이 란에게만은 쉽게 호감을 가집니다. 처음엔 저도 여기에서 참 이상하다고 느꼈었죠. 다른 여자는 다 안 되는데 란은 되다니 란이 대체 뭘 했길래!!! 입에 버릇처럼 달고 다닌다는 '죽고싶다'는 말을 하는 티팔렛을 잘 타일러줘서 그런 거라고 하기엔 너무 약하다!
근데 이것도 다 이유가 있었다!
란은... 마검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ㅋㅋㅋㅋㅋㅋ
란이 가지고 있는 마검의 마력에 반응해서 티팔렛은 진짜 티팔렛이 아니었음에도 란과 사랑을 할 수 있었던 겁니다.
에필로그에서 이 부분에서 티팔렛이 메피스토가 마검 때문이라고는 하는데 사실 그것만이 아니었어^^라며 변명을 하지만 전 그런 이유라도 들어줘서 납득이 가능했지 말입니다.....
4. 그리고 키오라가 티팔렛을 잘 알고 있다는 대사가 공통루트였나 초반에 나오는데 여기서 훌륭하게 떡밥 회수. 바로 티팔렛은 키오라의 남동생이었기 때문입니다... 이거 말고도 티팔렛 루트는 전체적으로 떡밥 회수를 잘 하더라고요. 시나리오에 대한 인상이 그래도 조금 좋아졌던 루트.
5. 마지막에 마검이 또(...) 희생해서 티팔렛은 기억이 돌아오고 둘은 해피엔딩! 짝짝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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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니케 (CV. 오노 켄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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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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란아, 하늘에서 아버지가 널 보고 계신단다....
니케는 아버지를 암살한 장본인이었습니다. (원래 란의 아버지는 침략에 맞서싸우다가 전사한 걸로 나오지만 알고보니 암살 당했던 것)
여기까진 괜찮아요. 아버지를 죽인 원수와의 사랑. 클리셰 중 하나잖아요? 흔하잖아요? 인기도 어느정도 있는 클리셰인데...
이건 둘의 감정을 설득력 있게 그려준다는 전제 하에 좋은 거잖아ㅠㅠㅠㅠㅠㅠㅠ
니케는 어느정도 납득할 수 있었어요. 아무도 자기가 상처를 입었다고 치료해주는 사람이 없었는데 란은 계속 따뜻하게 니케를 돌봐주고, 니케의 손에 붕대도 감아주고, 웃어주고, 너무너무 니케가 의심가지만 의심하지 않으려 노력도 하는데 좋아할 수밖에 없지...그래... 근데 란은 좀 더 고민을 했어야 되지 않을까.
아벨 루트에서 읭?했던 게 여기서 폭발한 것 같습니다.
아버지를 죽인 사람을 미워해도 그렇다고 아버지는 돌아오지 않아! 그러니까 나는 미워하지 않겠어! 라고 말하는 란이니까
니케를 사랑할 수도 있었겠죠. 하지만 전 이게 전혀 와닿지 않았다는 게 문제...
란은 누군가가 모 교관을 살해하는 현장을 목격합니다. 그리고 거기서 니케(와 닮은 사람)을 봅니다. 니케는 태연하게 아니라고, 오히려 자기와 닮은 사람이라니 보고 싶다며 연기를 합니다. 란은 그런 니케를 보며 아닌가? 아니었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만 합니다.
막상 니케라고 밝혀지니 니케가 나의 아버지를 죽였다니! 난 이런 니케를 좋아해도 되는 걸까? 이런 고민은 안 함... 그냥 니케 걱정만. 마지막에 아버지 죄송해요... 전 니케가 소중해요... 이러고 독백하는 걸 보니ㅠㅠㅠㅠㅠ 하늘에 계신 란의 아버지가 너무 불쌍해서 ㅠㅠㅠㅠㅠ
니르바나가 더 소중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니르바나라는 있을 장소를 찾는다는 공통루트의 과정이 별로 와닿지 않았어서 더 그랬던 걸지도 모르겠는데, 그런 와중에 니케는 아버지를 죽였지만 그래도 난 니케가 좋으니 니케를 용서해! 미워하지 않아! 그리고 니케와 저 멀리 떠날 거야!!!! 란을 돌봐준 키오라 여왕, 부모님에게도 말하지 않고 니케를 따라가는 란이..참.. 저는 웬만한 오토메 게임 주인공에겐 쉽게 호감을 가진다고 생각했는데, 란에겐 호감을 가지는 게 너무 힘들었습니다 ㅠㅠ
하지만 니케는 좋아요. 그래 그거면 됐나...
(이 게임을 산 이유니까 두 장)
6. 빌헬름 (CV. 나카무라 유이치)
왔습니다! 제가 이 게임을 산 이유! 나캄 목소리를 많이 듣기 위해서 샀죠! 물론 시나리오도 기대를 많이 하고 있었지만 나캄 목소리도 많이 듣고 싶었어요! 이름도 마검이랑 같은 빌헬름이라길래 얼마나 기대를 했는데...
Aㅏ...
이 분은 본인 루트로 들어갈 때까지 안 나옵니다...
다른 루트에서는 대사가 한 10줄은 되나요? 그 정도밖에 안 되는 것 같습니다.. 공통 루트 초반이랑 아벨 루트 배드엔딩에서 잠깐 나오고 나머지는 모두 타케우치 씨가 힘내주십니다. 나캄을 좋아해서 이 게임을 살지 고민 중이신 분들은 한 번만 더 고민해보세요. 5명을 다 클리어해야 제대로 등장하는 게 이 분이라..
3년만의 나캄 오토메 게임 완전신작!!!이라며 엄청 기대를 했는데 대사량이 다른 캐릭터보다 별로 없었던 건 아쉽긴 해도 사정이 있었던 거였으니 납득. 그러면 시나리오는 대단원이나 마찬가지니까 공들여 써줄 줄 알았는데...하아...
물론 다른 루트에서 밝혀지지 않았던 모든 진상이 밝혀지는 루트긴 합니다. 왜 여주인공이 마검에게 선택됐는지도 알 수 있었고, 리본의 기사와 세계관을 공유한다는 점에서도 알 수 있는 게 많았지만. 그런 거 빼고 시나리오 전체로 보면 실망스러워서...
5명의 캐릭터 루트를 클리어하면 '마검의 기억'이 열립니다. 여기서 마검의 과거를 보면 빌헬름 루트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하나씩 보면 ?????가 열리고 7개의 토막 시나리오를 다 보면 오른쪽 ????가 열리며 빌헬름 루트 개방.
빌헬름이 어떤 경위로 마검을 가지게 됐는지, 그가 왜 작아졌는지, 여기서부터 꽤나 많은 진실이 밝혀집니다.
그리고 그 마검을 만든 건 메피스토였죠... 메피스토는 참고로 <리본의 기사>에서 나오는 캐릭터.
사실 나캄의 목소리를 인지하고 있다면 공통루트 초반에서 빌헬름=마검 빌헬름이라는 사실은 금방 눈치챌 수 있죠.
이름은 ???라 되어있지만 마검이 처음 깨어났을 때 나캄 목소리가 나왔는 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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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CG 모음.
연애면에서는 당연히 부족했고. 진상&대단원 루트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별 거 없었습니다.
본격 빌헬름 갱생시키는 루트. 갱생하고, 마검에서 해방되고, 과거 청산을 하고, 끝납니다. 란은 빌헬름과 연애담당 그리고 전생 담당(?)이고요.
...그래서 더 실망 T_T...
진짜 엄청난 게 있을 줄 알고 발매 전부터 별의별 상상을 다 했는데ㅠㅠㅠㅠㅠㅠㅠ
그냥 내가 너무 기대를 한 건가 보다 ㅠㅠㅠㅠㅠㅠ 그런 의미에서 오토메이트는 빨리 나카무라 유이치를 다른 작품에 캐스팅하라..
그래도 놀랐던 건 있었습니다. 사실 빌헬름 루트를 하기 전에는 리본의 기사랑 세계관을 공유했다는 게 메피스토 하나 뿐인 줄 알았는데, 마검의 기억에서 빌헬름의 공격을 대신 받아주는 것 같은 실루엣을 봤을 때부터 란이 저 여자의 환생인거네...라고 생각했는데 그 여자가
응?
사파이어 왕자님이시랍니다...
네 그 최초의 남장여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말 전 너무 놀라서... 이건 정말 예상하지 못했어서 ㅋㅋㅋㅋㅋㅋㅋㅋ 세계관을 공유한다는 게 아예 주인공 전생이 사파이어 왕자라는 거였냐고 ㅋㅋㅋㅋㅋㅋㅋ 이래도 돼요...?
저한텐 란 전생 = 사파이어 왕자라는 게 이 작품 최고의 반전이었습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어서....
설마 아예 <리본의 기사> 주인공이 나올 줄은... 동시에 이렇기 때문에 사파이어 왕자 팬들은 실망할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빌헬름을 지키고 죽었다니..
사파이어 왕자님이 빌헬름을 어떻게 생각했는지는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더라고요. 빌헬름도 사파이어를 좋아했다는 묘사는 없었고. 둘의 관계는 아무래도 사파이어의 캐붕(...)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자세하게 다루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살짝만 언급했다는 느낌. 이럴 거면 왜 리본의 기사와 세계관 공유를 했는지 더 의문이 들어요. 발매 전에 데즈카 오토메전도 성대하게 했던데 그래서 그냥 한 번 해본 건가...
빌헬름은 무의식 중에 사파이어가 가지고 있었던 피리를 소지하고 있었습니다. CG만 보면 엄청 잘 부는 것 같지만 살짝 어긋났던지라 그 피리를 란한테 주고.
란의 전생인 사파이어가 피리 명수였기 때문에 란도 자연스럽게 피리를 잘 분다는 설정으로.
빌헬름은 란의 피리 소리를 듣고 무언가 떠올리고 싶은데 떠오르지가 않아 괴로워하면서 울기도 하죠.
나중에 기억해내긴 합니다만.
전장의 원무곡에서 원무곡에 관련된 거라고는 결국 이런 장면밖에 없어서 몹시 아쉬웠습니다.
란, 빌헬름의 기억 촉진제 역할 말고는 아무 기능을 못했던.
*_*......
리본의 기사와 굳이 콜라보를 했어야 했나... 닮은 점도 별로 없고.
이런 전생이 있었기 때문에 란은 마검에게 선택받을 수 있었던 거고, 빌헬름과의 인연이 그대로 이루어질 수 있었던 거겠죠.
나캄이 왈츠 발매 전에 칼럼에서 오토메 게임이라고 생각이 안 될 정도로 엄청 소리를 지르고 왔다는... 그런 뉘앙스의 말을 한 적이 있는데 그 말도 이해가 갔습니다 ㅋㅋㅋㅋ 소리는 엄청 지르네요...허허
발매 전부터 '마검' 소재를 엄청 강조한 것에 비해서는 김이 빠지는 스토리텔링. 빌헬름 루트 말고는 전부 마지막의 마지막에 가서야 잠깐 쇼타 빌헬름이 깨어나서 희생만 합니다. 한 번 정도면 모르겠는데 모든 루트가 다 그러니까 너무 남발하는 느낌이 들어서. 곧 사라진다고는 해도 다른 방법이 있었을 텐데 꼭 그렇게 사라져야하는지 의문이 들었지 말입니다. 그래서 빌헬름 루트에서는 진상 루트니까 좀 더 진중하게 다뤄줬으면 했는데... 떡밥 회수는 하긴 했어도 역시 아쉬웠어요.
콤프CG
6. 끝
횡설수설한 감상이 된 것 같지만, 짧게 요약하자면 기대했던 것에 비해 시나리오가 아쉬웠다는 것, 떡밥 회수는 좋았지만 여러가지 소재로 만드는 이야기의 확장이 별로였고 특히 주인공에게 호감을 가지기가 힘들었다는 것이네요.
그래도 즐길 부분은 있었기에 구매에 후회는 없습니다.
+) 제일 좋아하는 캐릭터는 에리아스지만 정작 인기투표에서는 빌헬름을 뽑았다는 게 함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