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년 추석을 달린 그 게임. 엔딩 보고 나서는 너무 화가 나서 일주일 동안은 우울했던 그 게임. 그리고 감상을 쓰는 지금은 그때 느낀 감정은 아무렴 어떠리, 빨리 4나 나왔으면 좋겠다 상태(...)
- 벽궤 감상에서 중요한 일 주변에서만 빙빙 돌다가 중후반에서야 이야기 전개를 하는 궤적 시리즈의 전개에 불만이 있었다고 언급을 했는데, 이 단점이 섬궤3에선 어느정도 해소가 된다. 그도 그럴게 그리웠던 인물들이 총출동하는데다, 섬1과 2에서 전혀 풀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풀기 위해선 1장부터 급격한 진행이 필요했던 것이다.
처음엔 하멜의 비극으로 시작해, 중간엔 크로스벨 문제, 후반엔 드디어 제국의 비밀에 접근하면서 린 일행이 오즈본에게 대항하리라 마음 먹는 플롯은 생각보단 괜찮았다. 하멜에 발을 디딜 때 그 벅참과 동시에 밀려오는 슬픔은 이루말할 수 없을 정도. 크로스벨은 린과 로이드가 주먹을 맞대는 연출은 개인적으로 납득할 수 있으려면 2장 길이를 더 늘리거나 덜 중요한 부분은 쳐냈어야 된다고 보지만 제국인의 시선에서 보는 크로스벨이라는 점에선 나름 새로웠고.
프롤로그에서 나왔던 3장 해상요새 아리안로드전까지 괜찮았는데, 4장...종장...으로 가면서 불안함이 증폭하기 시작했고 그건 현실이 되었음. ~섬궤4라니 이게 무슨 소리요~
- 어찌됐든 팔콤이 괘씸하다. 섬궤1, 2는 대놓고 투 비 컨티뉴드로 끝난 작품이었기 때문에 제대로된 평가를 못 받았다. 다음은 더 잘하겠지, 이렇게 끝났으니 다음엔...
그렇게 다음에 나온 게 3이었고, 그것도 제대로 마무리를 못한 것이다. 1,2에서 밝혀진 게 너무 없어 그걸 3에서 하느라 4까지 늘리게 됐다라는 건 변명에 불과하다. 또 제대로 평가를 받을 발판을 유저가 아니라 회사가 미뤄버린 거다. 섬궤 시리즈를 제대로 평가할 수 있기 위해선 결국 팬들은 5년을 기다려야 한다는 거다.
- 종장의 길이가 너무 짧았고 최종보스전이 허무했기 때문에 엔딩 보고 난 뒤의 허탈감은 배가 됐다. 벽궤의 그 긴 종장을 실현했던 팔콤이면서, 이번 종장은 사건이 계속 몰아치더니 수습은 하지 않고 툭 끊어버렸다. 벌써 호구 다 됐는지 이런 엔딩 보고나서도 4 마냥 기다리는 내가 참.....그렇긴 한데, 아무리 그래도 괘씸한 건 어쩔 수 없는 듯.
- 섬궤2에서 제일 많이 지적됐던 게 7반의 동료애, 7반-크로우의 관계성, 인연이벤트 등등인데. 그렇게 걱정이 많았던 신 캐릭터간의 관계성은 만족스러움. 각자 포지션이 있고 거기 안에서 충실히 소화해냄. 겹치는 것도 없고 공기도 딱히 없다. 팔콤은 이런 소인원 파티멤버로 쭉 가는 게 나을 듯.
구7반의 동료애도 섬3에서 그래픽이 발전하다보니 연출도 비슷한 거 반복이긴 하지만 꽤 괜찮았던 부분이 있었고, 신7반이 괜찮다보니 구7반도 자연스럽게 호감이 가서 재회할 땐 나도 기쁘더라고...하지만 7반-크로우의 관계성은 여전히 ?입니다.
- 인연 이벤트는 있으나 마나. 비중이 줄어들긴 했지만 이럴거면 애초에 왜 있냐는 생각이 들었음... 딱히 페르소나처럼 공략하는 느낌도 안 들고, 캐릭터 자체에 조명하고 싶다면 인연 이벤트 말고도 많은 시스템이 있을텐데 왜 못 잃는지 모르겠다.
- 정발된 뒤 사람들의 평이 가장 궁금한 부분은 제국의 저주다. 제국의 저주는 아무리 생각해도 납득이 잘 안 되는 설정인데,하궤에서 검제가 담담하게 말하는 하멜의 비극 사건을 들으며 사람들은 어떻게 사람들이 그런 짓을 할 수 있지?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근데 그건 의심의 뜻이 아니라 경악의 뜻 아니었을까.
역사상엔 더 끔찍한 사건도 많았기 때문에 아무도 하멜의 비극에 개연성 측면에선 의심을 표하지 않았다. 근데 이걸 섬3은 제국의 저주 운운하면서 의심을 하라고 판을 깔아줌. 이런 설정에 또 다른 뒷면이 없다면 궤적이 하궤와 영벽궤에서 설파했던 주제와도 틀어지게 된다고 생각하는데, 사람들 반응도 궁금하고 이걸 4에서 어떻게 처리할지도 궁금함. 판타지로 해결하진 말아줬으면 좋겠다....
- 커레이져스 폭파에 대해선 지금도 어이가 없고 아무리 2D라고는 하지만 인기 캐릭터 목숨 가지고 장난친다는 생각밖에 안 들어서 그냥 말을 말아야겠음.
- 린은 아직 완전히 성장하지 않은 캐릭터다. 개인적으론 섬의 궤적의 섬을 상징하는 캐릭터라고도 생각하기 때문에 4에서도 스토리의 주축이 되어 활약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초반엔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이런저런 할 이야기는 많은데 발매된지 좀 되기도 했고, 다른데서 많이 말하기도 했고 등등 여러가지 이유로 여기서 마무리~